
배우 박서함이 비로소 날아오른다. 소집해제 이후 선택한 첫 작품 OTT플랫폼 디즈니+ 시리즈 ‘탁류’(감독 추창민)서 정천 역을 맡아 배우로서 한걸음 또 앞으로 내딛는다. 히트작 ‘시맨틱 에러’ 이후 3년만의 일이다.
“‘시맨틱 에러’는 제가 다시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준 ‘은인’ 같은 작품이에요. 제가 입대하고서 작품이 더 잘됐는데, 큰 사랑을 받으니 신기했죠. 그리고 3년 만에 ‘탁류’로 이렇게 인사하는 건데, ‘시맨틱 에러’가 없었으면 당연히 ‘탁류’도 못 했을 거잖아요. 정말 고마운 작품이죠. 그에 비해 ‘탁류’는 죽기 전까지도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좋은 선배들 아래에서 사랑받으며 성격이 정말 많이 변하게 한 작품이거든요. 원래 자존감이 낮은 편인데, 이 작품 하면서 선배들이 많이 아껴주는 걸 느꼈고 스스로 사랑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어요.”
박서함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탁류’ 촬영기와 로운에 대한 애정, 그리고 앞으로 배우로서 욕심 등을 들려줬다.

■“어릴 적부터 알던 로운, 멋진 배우로 성장해 존경”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다. 박서함은 ‘장시율’(로운)의 오랜 벗이자 종사관인 정천 역을 맡아 이야기의 중심을 이끈다.
“공개 전날엔 너무 떨려서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시리즈 공개날에도 계속 심장이 쿵쾅거렸고요. 지난해 내내 찍었던 작품이 드디어 나온다는 게 실감이 안 났거든요. 지금은 반응이 좋아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로운과는 첫 작품이다.
“워낙 오래 알고 지낸 사이긴 한데 작품으론 처음 만났어요. 현장에선 늘 제게 에너지를 100% 이상 주는 배우였는데요. 제가 기죽지 말고 잘 했으면 좋겠다는 응원도 해줘서 기운이 났어요. 현장에서 긴장을 엄청 했는데, 추창민 감독과 로운이 큰 힘을 줘서 촬영 중반부터는 많이 풀릴 수 있었죠. 로운인 연기를 사랑하고 열정이 넘치는 친군데요. 촬영하면서 에너지를 다 쏟아냈으면서도 그 더운 땡볕 아래를 막 뛰어다녀요.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라 제가 닮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연습생 때부터 알아왔으니 근 13년 된 건데, 이렇게 멋있는 배우가 된 걸 보면서 ‘진짜 존경스럽다’는 마음도 들었어요.”
이번 작품에선 배우로서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전 아직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한번은 추창민 감독에게 ‘5000억개의 계단이 있다면 그 중 반계단이라도 오르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나와 같이 올라가보자’고 답해줘서 엄청 감동적이었죠.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곁에서 절 지켜봐주고 응원해준 덕분에 다른 배우들처럼 멋지게 연기할 수 있을 거란 용기를 얻었어요.”

■“‘시에러’ 인기 얻자마자 입대, 아쉽긴 했지만”
지금의 그를 있게해준 건 ‘시맨틱 에러’(2022) 덕분이었다. 극 중 주인공인 장재영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재밌는 건, 당시 그는 모든 활동을 다 접고 마지막으로 20대를 남겨놓고 싶다는 마음에서 작품을 선택했는데 그게 크게 터지면서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솔직히 그땐 활동을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래서 큰 기대 없이 촬영했고, 부담없어서 자연스럽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엄청 잘 되었잖아요?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는다고?’ 스스로도 놀라웠는데, 그때 입대를 할 수밖에 없어서 사람인지라 아쉽기도 했어요. 그런데 또 생각을 달리하니 ‘어쩌면 하늘에서 나보고 1년반 동안 더 발전해서 오라고 준 기회 아닐까’라고 느껴지더라고요. 소집해제일이 다가올수록 더 잘해내야한다는 부담이 커졌고, 성우학원도 다니고 연기레슨도 받으면서 엄청 노력했어요.”
그래서 이젠 배우로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도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그다.
“‘배우 박서함입니다’라고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 꿈이에요. 그럴려면 계속 발전해야하고요. 제 나이가 어리진 않잖아요? 요즘도 현장에서 혼나면서 배우고 있지만, 그게 창피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당연한 거죠. 나이가 있으니 남들보다 더 빨리 늘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해서 누가 봐도 멋진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로운처럼요.”
‘탁류’는 디즈니+서 시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