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충남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11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무총리 대국민담화가 나온 날 대학관계자 20여명과 회식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후보자가 코로나19로 모임 자제 지침이 내려온 시점에 충남대 입점 은행 관계자 등과 골프를 친 직원에게 ‘셀프 감사’를 맡겨 국회에서 지적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8일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는 2020년 11월20일 충남대 보직 교수 20여명과 회의를 마친 뒤 한정식집에서 음주를 곁들인 식사를 했다. 2020년 11월 충남대 총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는 세부 내역 없이 ‘대내 주요정책추진 관련 회의, 행사 등’ 12건에서 285만1800원을 지출했다고만 쓰여 있다.
2020년 11월20일은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날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첫해 코로나에 대한 사회적 공포가 컸던 시점임을 감안하면 학내 수장으로서 회식을 강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시 대국민담화에서 정 총리는 “지금의 확산 속도는 지난 2월 대구·경북에서의 위기 상황과 흡사할 정도로 매우 빠르다”며 “가족 모임, 친목활동, 수영장, 사우나, 학교, 직장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부터 앞장서겠다”며 “직장인들은 송년회, 회식 모임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해 주시고 기업에서도 재택근무 등을 통해 일터 방역에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자가 단체 회식을 한 날은 2020년 12월3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2주 가량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2020년 수능시험 일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예년보다 3주 정도 늦춰졌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담화에 나온 방역지침의 적용은 당일이 아닌 3일 후였고 ‘100인 이상 모임 금지’라는 강화된 지침에 따르더라도 당시 모임은 24명으로 기준에 위배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고충이 있던 부분에 대해 양해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직원들의 골프 모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충남대 사무국장, 총무과장 등 교직원 20여명은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5월 충남대의 금고은행인 하나은행 관계자들과 골프를 쳤다. 충남대가 2021년 5월24일 학내에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연장에 따른 방역조치 준수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다음날 교직원 20여명과 은행 관계자들의 골프 모임이 이뤄진 것이다. 당시 충남대 공문에는 ‘업무에 불요불급한 모임·행사·회식·회의는 취소 또는 연기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골프 모임이 논란이 되자 당시 충남대 총장이던 이 후보자는 사실 조사에 나서면서, 모임 참석자에게 조사를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조사보고사 작성자인 총무과장이 그날 골프를 친 당사자라는 것 알고 계셨는지” 질문이 나왔고 이 후보자는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판단을 조금 잘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