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상승으로 다시 주목받는 채권 시장
다양한 고정수익 상품으로 새 기회 제공
불안 속 빛나는 금…GDX 50% 급등
저가 매수 주의, 장기 투자자는 기회
이 기사는 4월 22일 오후 4시55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3년 만에 데스 크로스…포트폴리오 재정비 기회>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 수익률 상승으로 다시 주목받는 채권 시장
최근 채권 시장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다시 끌고 있다. 낮아진 가격과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다양한 고정수익 상품들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채권 수익률은 연초 대비 상승했다.
[급변동장에서 기회] 글싣는 순서
1. 온건과 극단의 관세 시나리오, 결국 머무는 자가 승리
2. 온건과 극단의 관세 시나리오, 결국 머무는 자가 승리
3. 3년 만에 데스 크로스…포트폴리오 재정비 기회
4. 포트폴리오 이렇게 짜라…다시 주목받는 채권
5. 뉴욕증시 8월 분수령…세가지 변수
6. 뉴욕증시 8월 분수령…변동성 커진다
7. 시진핑 쌍순환의 재발견…관세분쟁 속 주목할 이유
8. 시진핑 쌍순환의 재발견…기관이 진단한 투자방향
9. 시진핑 쌍순환의 재발견…핵심 테마주 3대 키워드

현재 대부분의 미국 국채는 4%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하며, 20년 및 30년 만기 국채는 5%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위험도가 높은 하이일드 채권(일명 정크본드)은 8%, 우선주는 7%, 정부기관 모기지 증권은 6%, 지방채는 5% 가까운 수익률을 제공한다. 이는 현재 3% 미만인 미국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질적인 긍정적 수익률을 의미한다.
하이일드 채권과 미국 국채 간의 수익률 격차는 'ICE BoA 하이일드 인덱스' 기준으로 올해 초 3%포인트 미만에서 현재 4%포인트로 확대됐다. 투자 등급 미만인 이들 회사채는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상품인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경기 침체와 채무불이행 위험이 더욱 커지면서 수익률도 높아졌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투기등급 채권의 연말 채무불이행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3.1%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2017년 10월 출시된 '아이셰어즈 브로드 USD 하이일드 코퍼릿 본드 ETF(USHY)'는 3~5년 중기물을 중심으로 미국 정크본드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200억달러 규모의 이 ETF는 ICE BoA 하이일드 인덱스를 추종하며, 운용 보수가 0.08%로 상대적으로 낮고 6.96%의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

지방채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로스앤젤레스 젠터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댄 젠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방채가 매우 매력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지방채에 투자하는 ETF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아이셰어즈 내셔널 뮤니 본드 ETF(MUB)'로, 총 운용 자산이 395억달러가 넘는다. 비용 측면에서는 '뱅가드 중기 비과세 펀드(VWITX)'가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모간 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크레이그 브랜든 지방채 공동 책임자는 "최근 30년 만기의 A 등급과 AA 등급 지방채의 수익률이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과 비슷한 약 5% 수준"이라며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절대 수익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지방채는 높은 역사적 신용 품질이 장점이지만, 대규모 신규 발행과 연방정부가 현재의 지방채 이자 세금 면제를 축소할 가능성 등의 위험도 존재한다.
3000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 시장은 세금 혜택, 안정적인 배당, 유동성 덕분에 미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상환 우선순위가 높고 배당금 지급이 우선적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채권의 장점을,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주식의 장점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우선주 펀드 중에서는 총 운용 자산 규모가 142억달러에 이르는 '아이셰어즈 프리퍼드 앤드 인컴 시큐리티즈 ETF(PFF)'가 대표적이다. 미국 우량 기업 우선주에 분산 투자하는 이 ETF의 배당수익률은 6.84%이며, 현재 29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가장 수익률이 높은 우선주 중 하나는 비트코인 대량 매입으로 유명한 스트래티지(이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MSTR)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 10% 프리퍼드 시리즈 A(STRF)'로, 현재 나스닥에서 약 89달러에 거래되며 11.2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트래티지가 우선주에 대한 자산 담보가 충분해 투자자들에게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조언한다. 업체는 부채와 우선주 가치의 약 4배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고정수익 상품들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훌륭한 투자 옵션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리스크 선호도와 투자 목표에 맞는 채권 상품을 선택하여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달러화 약세 vs 금값은 사상 최고치 행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월 고점 대비 약 10% 하락했다. 이번 달러화 하락은 주식이 매도될 때 달러가 상승하는 일반적인 안전자산 거래와 상반되는 만큼 이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미국 자산으로 몰렸던 자금이 반전되면서 달러화 하락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의 G-10 외환 전략 글로벌 책임자인 아타나시오스 뱀바키디스는 "시장은 성장 친화적인 정책을 체리피킹 하다가 현실 자각이 이뤄진 모양새"라고 꼬집으며, 미국 정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낙관적이었고, 이에 따라 낙폭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뱀바키디스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계속 달러를 매입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 않으면 달러 가치가 훨씬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미국 정책이 호의적으로 바뀌면 달러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금은 피난처로서의 독보적인 입지가 빛나고 있다. 주식은 폭락하고 채권 수익률은 급등락하며 달러는 눈에 띄게 약세인 반면 금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유로화, 엔화 등 주요 글로벌 통화 바스켓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지난달 4%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는 8% 이상 떨어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금은 1월 1일 이후 26% 급등했다.
모닝스타의 에이미 아노트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에서 "금 가격은 대체로 다른 자산군과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에 대한 피난처로 사용되어 왔다"면서 "인플레이션과 시장 변동성에 대한 헤지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전했다. 다만 그는 금값 상승세가 결국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금은 장기 수익률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핵심 보유 자산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보험으로 보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골드만 삭스의 원자재 전략가들은 온스당 3340달러 부근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금값이 약 3700달러까지 최소 11%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들은 지난달 금값이 10% 가까이 상승한 것은 투기적 수요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금값 고공 행진에 힘입어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운용하는 'SPDR 골드 셰어스 ETF(GLD)'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운용 자산이 1000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 금값 뛰면서 채굴 기업 주가도 랠리
금 채굴 업체 주식도 동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금값이 뛰면 채굴 기업 수익성도 덩달아 높아지는 구조다. 채굴 비용은 비슷하게 드는데 판매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금 채굴 기업인 뉴몬트(NEM) 주가는 올해 들어 48% 넘게 상승하며 S&P500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금 채굴 기업을 모은 상장지수펀드인 '반에크 골드 마이너스 ETF(GDX)'는 무려 50% 급등했다.
일각에선 금 채굴 업체들이 앞으로 더 많은 이익을 볼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로젠버그 리서치의 바와나 차브라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금 채굴 업체는 매우 유리한 위험 대비 보상 프로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이 잘못 책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반에크 골드 마이너스 ETF'는 2025년 예상 수익의 약 15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5년 평균인 19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예상 수익의 약 20배로 평가되는 S&P500에 비해서도 평소보다 할인 폭이 크다.
차브라는 올해와 내년 금 채굴 업체들의 수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 추세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극심한 가격 할인에 강력한 펀더멘털이 더해져 매수 확신을 더할 뿐"이라고 말했다.
◆ 은퇴자들에겐 '하락 시 매수' 금물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12.30% 하락(21일 기준)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무려 17.81% 떨어졌다. 많은 투자자가 이 '할인 기회'를 활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은퇴자는 섣불리 움직이지 말 것을 조언한다. 코너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코너스 창립자는 "지금은 '하락 시 매수' 전략을 적용할 시장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물론 트레이더들은 단기 변동성 덕분에 수익을 낼 수 있고, 장기 투자자들은 '물타기' 기회로 삼을 수 있지만, 주식시장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앞으로 투자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은퇴자들에게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생활비 충당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포트폴리오에 변동성이 큰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안전한 자산 배분과 충분한 현금 비중 유지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현재의 하락장에서는 시장 타이밍을 잡으려는 시도보다 장기적인 재정 계획에 집중하는 것이 은퇴자들에게 더 합리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희망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미국 주식시장이 현재 바닥을 탐색 중인 가운데, 5월부터는 투자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 통계 전문가인 센티먼트 트레이더의 제이슨 괴퍼트는 S&P500 지수가 6개월 저점을 찍은 후 최근 연속 이틀 동안 90% 이상의 종목이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괴퍼트는 "1933년 이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S&P500은 12개월 후 거의 모든 경우에 상승했다"고 전했다.
◆ 단기 전술적 매력 종목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극복할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을 위해 월가에선 다양한 섹터와 종목을 제안하고 있다. 아시아로부터의 수입 의존도가 낮아 관세 영향을 덜 받는 식료품 유통업체부터 다른 소매업체에서 팔고 남은 재고를 사서 파는 할인 소매업체까지 여러 분야가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기서는 최근 모간 스탠리가 제안한 보험 중개업체 주식들을 소개해 본다.
모간 스탠리의 밥 지안 황 애널리스트는 1980년 이후 지난 7번의 경기 침체 중 5번의 경기 침체에서 개인과 기업이 보험 보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험 중개업체들이 S&P500 지수를 능가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에이온(AON), 아서 J 갤러거(AJG), 브라운앤브라운(BRO), 마쉬 앤 맥레넌(MMC), 윌리스 타워스 왓슨(WTW), 라이언 스페셜티 홀딩스(RYAN)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과거 5번의 경기 침체에서 평균 8%포인트 이상 S&P500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윌리엄 블레어의 아담 클라우버 애널리스트는 지난 2월 "보험 중개업 부문은 추가 보험 금리 인상, 건전한 경제,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좋은 노출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진단하고 아서 J. 갤러거와 라이언 스페셜티에 '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BMO 캐피털 마켓의 마이클 자렘스키 애널리스트는 지난주까지 이들 주가가 시장수익률을 15%포인트 이상 웃돌았다고 고객들에게 전하면서, 아서 J. 갤러거와 브라운앤브라운, 라이언 스페셜티 홀딩스의 '매수'를 추천했다.
극심한 시장 변동성 속에서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데스 크로스와 같은 기술적 지표가 추가 하락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는 후행 지표로서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과 보험 중개업체와 같은 경기 방어적 종목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므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활용할 수 있다.
단기 투자자나 은퇴자들은 '하락 시 매수' 전략보다는 안전한 자산 배분과 충분한 현금 비중 유지에 집중하는 편이 현명하다. 장기 투자자들은 현재의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분할 매수 전략을 고려해 볼만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투자 목표와 시간 지평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것이다.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일수록 감정적 결정보다는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