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최초로 백상대상 수상 ‘암운’
백종원 방송 중단, 촬영 강행 의지
시즌2 방송에 직접적 영향 끼칠 듯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가 백상 역사상 최초로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낳았으나 심사위원 백종원의 논란과 방송 활동 중단이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흑백요리사’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방송 부문 대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올렸다. 예능 프로그램이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학민 감독은 “중심을 잡아준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과 모든 것을 불태웠던 셰프들에게 감사하다”며 “PD로서 대상을 받는 기분은 어떨지 평생 못 느껴보겠다 싶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한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4개국 1위, 전 세계 18개국 톱 10 진입, 비영어권 TV 부문 3주 연속 글로벌 1위 등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화제를 낳으며 지난해 최고 예능 프로그램으로 등극했다.
수많은 스타 셰프들의 탄생을 알린 프로그램이자 백종원과 안성재의 대결 구도 또한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 여세를 몰아 제작사는 ‘흑백요리사 시즌2’의 제작도 확정했다.
백종원 또한 ‘흑백요리사’의 흥행으로 자신과 더본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효과를 얻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홍콩에서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설명회(IR) 활동을 할 때 (흑백요리사 출연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백종원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더본코리아 상장 뒤 연이은 주가 하락에 이어 ‘빽햄’으로 촉발된 신뢰도 하락은 큰 파장을 낳았다.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는 제품 품질 및 가격 논란, 원산지 표기법 위반, 위생·안전 논란, 인사 및 조직 문화 논란, 방송 갑질 의혹 등 끝없는 논란과 마주했다.
연이은 고발과 민원, 형사 입건에 의해 백종원은 향후 방송 활동 또한 불투명해졌다. 실제 그가 출연할 예정이었던 MBC 예능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는 제작이 사실상 중단됐다.
하지만 백종원의 ‘흑백요리사2’ 촬영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tvN 예능 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3’ 촬영이 프랑스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백종원은 결국 6일 사과문을 추가로 내고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저는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도록 하겠다”며 “이제는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저의 모든 열정과 온 힘을 더본코리아 성장과 가맹점주들의 발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백종원이 언급한 촬영 중인 프로그램은 ‘장사천재 백사장3’와 ‘흑백요리사2’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도 일각의 비판이 일고 있다. 촬영 중인 방송 하차가 아닌 출연 강행으로 받아들인 이들이 제기하는 불편함이다.

백종원이 ‘흑백요리사2’ 출연을 강행할 경우 프로그램 이미지 자체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 백종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그가 평가하는 심사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방송가에서는 백종원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하지 않은 채 방송을 강행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백종원은 자신이 선을 그은 지적과 또 다시 마주하게 된다. ‘방송으로 이미지 세탁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의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주·협찬사들의 신뢰도 하락을 비롯해 프로그램에 대한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다만 ‘흑백요리사2’ 제작진 입장에서 이미 시즌1이 흥행한 상황 속 백종원을 대체할 심사위원을 찾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백종원의 신뢰도가 현재 바닥 수준으로 평가되긴 하지만, 그만한 화제성을 낳을 인물을 찾아 대체하기란 상당한 부담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백종원이 이끌었던 ‘흑백요리사’는 5일 대상이라는 영광이 가시기도 전에, 사실상 방송 중단을 선언한 백종원의 입장 발표에 이목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백종원이 ‘추가 방송 활동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고 이미 촬영 중인 프로그램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한 영리한 선택이 아니냐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