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중장년층 어깨 통증…조기에 정확한 진단·치료 받아야

우리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곳, 하루에도 4000번 이상 움직이는 곳, 어딜까? 바로 어깨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고 옷을 입는 등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대부분의 동작은 어깨 관절의 정교한 움직임 덕분에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어깨 통증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노화 증상으로 여기고 간과하곤 한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중장년층에서 어깨 관절의 통증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거나 관절 질환은 수술로만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를 미룰수록 통증이 심해져 일상이 무너지므로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도 회전근개 파열? 의심해야 할 증상은?=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어깨 질환으로 회전근개 파열이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며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팔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4개의 힘줄(극상건·극하건·견갑하건·소원건)을 말한다. 4개의 힘줄 중 하나 이상이 손상되거나 파열되면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손상 범위에 따라 부분 파열과 전층 파열로 나눌 수 있다. 부분 파열은 말 그대로 회전근개 힘줄의 표면 일부가 마모되거나 찢어진 상태로, 비교적 경미한 통증이 나타난다. 팔을 특정 각도로 움직일 때 찌릿한 느낌이 들며, 팔을 돌리거나 올릴 때 어깨 깊숙한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지고, 옆으로 누웠을 때 통증 때문에 수면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전층 파열은 하나 이상의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로, 부분 파열보다 통증의 양상과 강도가 심하다. 활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가만있을 때도 통증이 나타나며, 팔을 스스로 들어 올리기 어려워 빗질이나 옷 입기 같은 일상적인 동작조차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또 근력 저하 때문에 근육에 힘이 빠져 물건을 떨어뜨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초기에는 치료법 다양…방치하면 인공관절 수술 불가피=파열 범위가 크지 않은 부분 파열일 땐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주사치료·물리치료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진통소염제를 활용해 통증과 염증을 줄이며, 주사치료는 손상된 힘줄 조직의 재생을 촉진한다. 주사치료에는 프롤로 주사와 콜라겐 주사를 쓴다. 프롤로 주사는 고농도의 포도당 용액을 힘줄 주변에 주입해 일시적인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이 과정을 통해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촉진한다. 콜라겐 주사는 고농도의 콜라겐을 힘줄 내부에 직접 주입해 조직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최근 많이 사용된다. 물리치료는 회전근개와 견갑골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운동요법과 체외충격파 등이 시행된다.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고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힘줄 두께의 50% 이상이 파열됐거나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또는 전층 파열이 진행된 경우라면 회전근개 봉합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봉합술은 찢어진 힘줄을 봉합해 어깨 기능을 회복시키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봉합 시 불필요한 매듭을 최소화해 혈류를 보존하고, 손상 부위에 콜라겐 성분의 생체조직을 덧대 회전근개를 보강하는 ‘콜라겐 활용 혈류량 보존 봉합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이는 조직 치유를 촉진하고 회복 속도를 높이며, 재파열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만약 오랫동안 방치해 봉합할 힘줄조차 남아 있지 않고 관절 연골까지 손상됐다면 사실상 치료의 마지막 단계인 인공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할 수 있다.

조남수 제일정형외과병원 K-관절센터 원장은 “프롤로 주사, 콜라겐 주사, 콜라겐 활용 혈류량 보존 봉합술 등 과거에 비해 인공관절 수술 전 시행할 수 있는 치료가 다양해졌다”며 “최근에는 혈액에 있는 성장인자를 이용하는 PRP 주사치료나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전층 파열까지 진행됐을 땐 이같은 치료만으론 회복이 어렵다”며 “2주 이상 어깨 통증이 지속되면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수정 기자 sio2so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