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방침과 소비 쿠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는 1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정부는 왼손으로는 AI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이야기하면서, 오른손으로는 전기요금 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국가 운영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전쟁에서 전기는 곧 총알”이라며 “정부가 총알값을 올리면서 전투에서 이기겠다고 외치는 것은 대한민국 2차 산업에 치명적 타격을 주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포항·울산·여수 등 산업 현장의 기업 피해 가능성을 언급하며 “반도체 공장은 단 1초 정전에도 수조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생명인데, 요금 인상과 전력 계통 불안정이라는 경고편을 국민 앞에 내놓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전력 공급이 해결되지 않으면 생산 단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무너지고,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GM의 부평·창원 공장이 한국을 떠나는 사태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과도한 환경론자 목소리'도 문제 삼았다.
그는 “바람이 별로 불지 않는 나라에서 풍력을, 일조량이 부족한 나라에서 태양광을 고집하는 것은 사막에서 수상스키를 타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해상풍력 송전망을 먼저 깔자는 주장도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량 문제도 해결 못 하는 북한이 핵무기 자랑만 하는 모습과 같다. 먼저 보릿고개를 넘어야 미식을 논할 수 있는 법”이라고 비유했다.
'쿠폰 주도 성장(쿠주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월간 가계 소비 규모가 약 50조 원인데, 이미 여기에 13조 원의 소비 쿠폰을 풀어 한 달 만에 소진됐다”며 “경제가 성장한 것도 아닌데 국민이 25%의 추가 소비를 한 셈이고, 이는 곧 물가 급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폰은 매달 줄 수 없지만 한 번 오른 물가는 다시 내려오지 않는다. 이른바 '쿠폰 주도 성장(쿠주성)'의 치명적 약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기요금 인상과 소비 쿠폰 정책은 결국 같은 맥락”이라며 “정부는 돈을 뿌려 소비를 부추기면서 동시에 생산 비용을 높이고 있다. 이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것과 같아 산업 경쟁력만 추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끝으로 “정부가 말뿐인 친환경, 말뿐인 '쿠주성'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