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재는 내부에서, 경쟁력은 AI에서"
Quick Point!
LG그룹과 LG트윈스 모두 내부 인재 육성과 AI 활용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음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내부 출신 인재 중심 경영, AI 활용 극대화가 두드러짐
LG그룹과 LG가 운영하는 KBO 프로야구단인 LG트윈스를 관통하는 구광모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약 29년 만인 2023년과 올해까지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LG트윈스의 승리 공식은 LG그룹 경영 전략과 마치 평행이론처럼 맞닿아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상장 주요 계열사인 LG·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LG유플러스·LG헬로비전·LG CNS 등 10개사 가운데 7개사 대표이사는 내부 출신이다.
지난달 말 LG그룹은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생활건강은 10월에 이미 CEO를 교체했고 LG전자와 LG화학 등 핵심 계열사도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현재 로레알 출신 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대표를 거친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 엑센츄어와 AT커니에서 경력을 쌓았던 현신균 LG CNS 사장 정도만이 외부 영입 인사다.
구 회장이 이처럼 필요시에는 적재적소에 외부 출신의 인재들을 등용하는 '용병술'을 펼치기도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대표이사들은 LG라는 요람 안에서 육성되고 성장한 인물들이다. 여전히 내부 출신들이 강세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2018년 그룹 회장 취임 후 외부 인재 1호로 영입됐던 3M 출신의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겸 부회장도 용퇴를 결정하면서 부회장단에도 순혈 LG맨인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대표이사 부회장만 남게 됐다.
구 회장의 내부 인재 육성을 향한 열정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일례가 LG AI대학원이다. 이는 LG가 2022년 개원한 사내 대학원이다. AI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우수한 인재들을 AI 전문가로 육성하고자 설립한 곳이다.
그간 LG AI대학원은 LG그룹 내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석박사 과정도 운영해왔지만 사내에서만 인정받는 학위였다. 그러다 올해 8월 교육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평생교육기관이라는 법적 지위를 인정받았다.
즉, 앞으로는 LG AI대학원에서 받은 석박사 학위가 외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내 대학원이 교육부 인가를 받은 것은 국내 최초이며 세계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구광모 회장의 남다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LG트윈스도 마찬가지였다. 불과 몇 년 새 위상이 바뀌긴 했지만 LG트윈스를 강팀이라 보긴 어려웠다. LG 구단은 선수 육성이 미흡하다는 것이 고질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후 구단은 외부 FA에 목을 메기보다는 조직을 정비하고 유망주들을 키우는 데 공을 들였다. 여기에는 구단주이자 LG그룹의 회장인 구 회장의 뜻이 담겨 있었다는 후문이다.
LG트윈스 내 문보경, 오지환, 김진성, 정우영, 임찬규 등의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결국 LG는 2023년과 2025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이들은 우승의 주역들이 되었다. 우승을 돈으로 사지 않고 만들어낸 것이다.
그룹과 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를 적극 활용 중이라는 점도 닮아있다. LG트윈스 내 데이터분석팀은 구 회장이 구단주로 취임하기 전 6~7명에 불과했다. 현재 데이터분석팀은 13명으로 늘었고 중요한 의사결정 시 이들의 의견이 많은 무게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구단은 최고 시속 162km를 던지는 'AI 피칭 머신'을 들여와 선수들의 타격훈련을 진행하는 등 지원을 아까지 않고 있다.
LG그룹도 AI 시스템이 곳곳에 녹아 들어있다. LG는 그룹 내 싱크탱크인 LG AI 연구원을 운영 중이며 초거대 언어 모델 '엑사원'을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 모델은 AI 업계 전문 분석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A)'가 집계한 인텔리전스 지수에서 11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기업 운영 측면에서도 AI는 사용되고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계열사들에서는 AI를 통해 생산 체계를 혁신하거나 수율을 높이는 등 산업 현장에서도 적극 활용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AI 생산 체계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작년 약 2000억원의 수익성 개선효과를 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효율성 측면에서도 효과가 나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의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와 AI를 중심으로 한 경영 전략은 그룹이나 야구단 운영 모두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특히 LG트윈스가 2023년 우승에 그치지 않고 2025년에도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것은 그의 판단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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