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렘린궁은 20일(현지시간) 안보 비상상황에 대비해 만들어진 미국과 러시아 간의 비상 핫라인이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특별 비상 핫라인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이 핫라인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계기로 옛 소련과 미국 지도자들 간의 긴급 연락을 위해 만들어져 1963년 8월 30일부터 운용됐다.
냉전 기간 양국은 이 핫라인을 잘 이용했지만 소련 붕괴 이후로는 정상 간 직통 전화 등 다른 채널을 통해 소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양국 대통령을 위한 특별 보안 소통 채널이 있다"며 "심지어 화상회의 형식의 선택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까지 이런 새로운 소통 채널도 이용한 적은 없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덧붙였다.
크렘린궁 웹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직전인 지난 2022년 2월 12일에 마지막으로 이뤄졌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안보와 우크라이나 주변 상황 등에 대해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국의 대통령 대변인이 접촉한 것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때가 마지막이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대변인들과는 소통할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차기 대통령인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대변인으로 지명한 캐롤라인 레빗을 알지 못하지만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