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꽃들이 수줍게 피어나는 계절, 봄이 우리 곁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마음을 간질이는 이맘때면, 문득 아날로그 감성이 그리워지곤 한다. 디지털의 번쩍이는 편리함 속에서도 손끝으로 전하는 온기, 그 따뜻함을 담은 작은 엽서 한 장이 누군가에겐 하루를 환하게 비춰주는 봄빛이 될 수 있다. 캐나다 밴쿠버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인 캘리그라퍼 김영진(@jin_calli_vancouver) 작가가 수채 튤립과 캘리로 엽서 만들기를 소개한다.
초보자도 쉽다! 수채 튤립과 감성 캘리그라피 엽서 만들기
봄의 정취를 그대로 담아낸 튤립 한 송이와 짧지만 깊은 문장을 곁들인 캘리그라피. 그 작은 종이 위에 계절을 담아보는 건 어떨까?
1. 구도를 생각하며 연필로 스케치하기
글씨를 넣을 위치를 먼저 정해보고, 남는 공간에 튤립을 아주 연하게 스케치한다. 연필선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해야, 수채화 특유의 투명하고 맑은 느낌을 살릴 수 있다.

2. 꽃잎의 첫 터치 – 보라색 물감
보라색 물감을 넉넉한 물에 풀어, 꽃잎을 물방울 모양으로 부드럽게 그린다. 물감의 농도를 아래쪽에 더 실어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을 주는 것이 포인트.

3. 작은 꽃잎 표현하기옆쪽의 작은 꽃잎도 같은 방식으로 채색한다. 크기나 위치는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흩어진 느낌을 살려주기.

4. 색의 연결 – 핑크 포인트
보라색이 마르기 전, 핑크빛 물감을 살짝 얹어 색이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한다. 색과 색 사이의 경계가 생기지 않도록, 붓에 머문 감정을 따라 부드럽게 이어주자.

5. 가운데 꽃잎으로 마무리
꽃잎의 중심을 그려넣어 튤립을 완성. 중심의 형태가 선명해질수록 꽃이 또렷이 살아난다.

6. 줄기와 잎 그리기
올리브 그린과 일반 그린을 섞은 색으로 줄기와 잎을 표현한다. 붓에 실린 힘을 조절해 굵기를 조절하고, 잎 끝은 살짝 뾰족하게 마무리해 생동감을 준다.

7. 영문 캘리그라피 – ‘IN BLOOM’
봄의 만개를 담아낸 문장 ‘IN BLOOM’을 모던한 영문 캘리그라피로 적어준다. 간결하지만 여운이 남는 문장이 그림과 어우러지며 엽서의 중심이 된다.
캘리그라피 초보자를 위한 TIP: 그림과 글씨, 균형이 생명!
수채화 엽서에서는 그림이 지나치게 정교하면 오히려 글씨의 감성이 묻히기 쉽다. 간결한 선과 색으로 표현한 단순한 그림이야말로 손글씨와의 조화를 이루는 열쇠다.
그림이 서툴다고 주저하지 마시길. 물과 색, 그리고 당신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성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이 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엽서를 직접 만들어 누군가의 마음에 따스한 봄날을 선물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