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장관 지명 ‘고관세 추종자’ 러트닉, USTR도 손에 쥐나

2024-11-20

트럼프 2기 파워엘리트⑧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63·사진)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상무장관으로 19일(현지시간) 공식 지명됐다.

산업·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상무부는 한 해 예산 110억 달러(약 15조3100억원), 직원 5만1000명의 거대 부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반도체·사이버보안·특허 등을 총괄하고 감독하는 부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러트닉은 추가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맡아 관세 및 무역 의제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USTR을 상무장관 직속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러트닉은 재무장관 후보였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SNS에 대놓고 러트닉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대(對)중국 강경파로 알려진 러트닉은 트럼프가 공약한 대중 고율 관세(60%) 전략을 세우고 집행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앞서 러트닉은 지난달 뉴욕 유세에서 “미국은 소득세가 없고 관세만 있었던 20세기 초에 가장 번영했다”고 언급했다고 CNN이 전했다.

그는 비트코인 등 가상 자산에 우호적이다. “비트코인도 금과 석유처럼 상품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가상 자산에 부정적이던 트럼프의 생각을 바꾼 사람도 러트닉이라는 평가다.

미국인에게 러트닉은 2001년 9·11 테러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인물로 각인돼 있다. 그의 회사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꼭대기 층을 썼는데 당시 테러범들이 납치한 항공기가 빌딩에 충돌해 친동생 개리를 포함한 직원 658명이 숨졌다. 사고가 터졌을 때 러트닉은 자녀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느라 사무실에 없어 화를 면했다.

이후 그는 회사 이름을 딴 구호기금을 설립해 각종 재난 피해자를 돕는 자선활동을 해왔다.

트럼프와 러트닉은 수십 년 전 뉴욕에서 열린 한 자선행사에서 처음 만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특히 9·11 테러를 계기로 ‘뉴욕의 비즈니스맨’이란 공통점으로 트럼프와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러트닉은 과거 인터뷰에서 “테러 이후 트럼프는 매우 친절했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유대계 출신답게 러트닉은 지난해 10월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트럼프에 대한 나의 헌신이 두 배가 됐다”면서 “테러리스트를 분쇄해야 하니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자”고 주장했다.

최근 2년동안 트럼프 당선을 위해 기부하거나 모금한 돈은 7500만 달러(약 1050억원) 이상이다.

러트닉은 지난 8월 이후 트럼프 인수팀 공동위원장과 회사 CEO를 겸임하고 있다.

매일 오전과 오후 일부 시간대에는 회사 일을 하고, 다른 시간엔 인수위 업무를 본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 수장에 TV쇼 진행자인 메멧 오즈(64) 박사를 지명했다. CMS는 1억 5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가입한 공공의료보험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외과 의사 출신인 오즈 박사는 미국 공공의료 체계에 메스를 댈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에서 가장 큰 비용이 드는 정부기관의 낭비와 사기를 줄일 것”이라며 “이는 국가 의료비 지출의 3분의 1, 전체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서유진·장윤서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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