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말레이시아 매체에 발표한 기고문 (25.04.15)
(주요 내용 발췌)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바다를 사이에 둔 우호적인 이웃국이다. 해상 실크로드는 천 년을 넘나드는 양국의 우호 교류를 증명하고 있으며 "물을 가르더라도 끊을 수 없는" 대를 이은 우정은 세월 속에서 더욱 깊어졌다.
1300여 년 전 당나라의 의정(義淨) 스님은 불법을 구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며 말레이 반도를 경유했고 고대 ‘케데 투 아 왕국’의 역사를 처음으로 기록했다. 600여 년 전 명나라의 항해가 정화는 일곱 차례의 원양항해 중 다섯 번이나 말라카에 도달하여 평화와 우정의 씨앗을 뿌렸다. 오늘날 말라카의 '삼보사원', '삼보산', '삼보우물' 등은 그에 대한 현지인의 깊은 그리움을 담고 있다. 또한 80여 년 전 말레이시아 남양화교기계제조공업팀은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시기 윈난성에 달려가 윈난-미얀마 도로라는 생명선을 건설했다. 이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양국 국민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의 흐름을 돌아보며 이 우정의 배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동력을 함께 제공해 나가야 한다.
첫째, 전략적 인솔의 방향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 51년 전 양국 지도자는 냉전의 그늘을 걷고 국교를 수립하여 중국과 아세안 국가 간 관계의 선례를 만들었다. 이후 양국은 전략적 자주성을 바탕으로 각자의 발전 경로를 존중하며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에 있어 상호 지지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국가 간 상생과 협력의 모범이 되었다. 2023년 나는 안와르 총리와 ‘중국·말레이시아 운명공동체’ 구축에 합의하여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우리는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며 ‘일대일로’ 공동 건설 협력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 또한 발전 전략의 접목과 국가 거버넌스 경험의 교류를 통해 고수준의 전략적 협력으로 양국 관계를 한층 심화시켜야 한다.
둘째, 실용 협력의 버팀목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2024년 양국 간 무역액은 2120억 달러에 이르러 수교 당시보다 약 1000배 증가했으며 중국은 16년 연속 말레이시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리해 왔다. 말레이시아산 신선 두리안은 하루 만에 중국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말레이시아·중국 콴탄 산업단지’는 누적 투자액이 110억 위안을 돌파했으며 모든 입주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대규모 장기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양국은 디지털 경제, 녹색 성장, 산업 투자, 교통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호혜 협력을 심화하고, ‘일대일로’의 고품질 건설을 추진하며 산업망·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경제, 녹색 경제, 블루 경제, 관광 경제 분야의 협력을 집중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양국의 현대화 여정을 가속화해야 한다.
셋째, 인문 교류의 노를 더욱 힘차게 저어야 한다. 양국은 상호 비자 면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2024년 인적 교류는 600만 명을 넘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말레이시아, 아시아의 매력(Truly Asia)’이라는 슬로건은 그 문화와 자연의 독특함을 잘 보여주며 많은 중국 관광객의 방문을 이끌고 있다. 동시에 점점 더 많은 말레이시아인이 중국을 방문하여 ‘고전의 멋’과 ‘현대의 운치’를 체험하고 있다. 양국은 친척처럼 자주 왕래하며 인문 교류를 활성화하고 문명의 상호 학습을 증진시켜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 간의 상호 이해와 우의를 깊이 있게 다져야 한다.
넷째, 다자 협력의 돛을 높이 올려야 한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모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개발도상국이자 신흥시장 국가이며 글로벌 사우스의 일원이다. 양국은 국제적 공정과 정의 수호,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발전 추진에서 유사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협력, APEC, 유엔 등 다자 틀 안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브릭스(BRICS) 파트너국 가입을 환영하며 이는 글로벌 사우스의 단결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고 개발도상국의 공동이익을 수호하는 데 유리하다. 2025년은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80주년, 유엔 창설 80주년, 반둥회의 개최 7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는 국제 및 지역 사무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평화공존 5원칙과 반둥 정신을 계승·발양하여 유엔 중심의 국제 체제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수호해 나가야 한다. 또한 다자 무역 체제,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정,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지켜나가야 한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안위를 함께하고 영욕을 함께하며 고락을 함께 나누는 운명공동체이다. “복은 함께 누리고, 어려움은 함께 겪는다(有福同享、有难同当)”는 속담은 양국 관계의 진정한 본질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고 협력과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 중국과 아세안 간 우호 협력은 시대의 풍파를 견뎌내며 더욱 견고해졌다. 중국은 아세안 대화 파트너 중 최초로 ‘동남아시아 우호 협력 조약’에 가입했으며 아세안과 자유무역지대 및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처음으로 수립한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아세안 협력은 지역 협력 가운데 가장 실질적이며 성과가 풍부한 협력 모델이다. 아시아 금융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의 도전 속에서도 양측은 긴밀히 협력하며 협력 기반을 더욱 강화해왔다. 2024년 양측의 무역액은 9800억 달러를 돌파했고 5년 연속 상호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아세안 자유무역지대 3.0 협상도 실질적으로 마무리된 상태다.
더욱 많은 아세안 특산품이 중국 가정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중국의 문학, 애니메이션, 영화 등은 아세안 국가에 진출하여 전통 문화와 현대적 매력을 함께 전하고 있다. 중국은 아세안의 단결과 아세안공동체 건설을 지지하며 지역 구조 내 아세안의 중심적 지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중국은 말레이시아가 2025년 아세안 순회의장국으로서 그 직책을 수행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중국·아세안 관계의 조율국으로서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
중국은 중국식 현대화를 통해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이라는 위업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평화로운 발전의 길이며 세계 모든 국가와 함께 평화롭게 발전하고 호혜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 번영을 실현하고자 한다. 중국 경제는 기초가 튼튼하며 강점과 회복력, 잠재력이 풍부하다. 장기적으로도 우호적인 추세를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은 변함이 없다.
중국은 2025년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하고 고품질 발전과 고수준의 대외 개방을 지속 추진할 것이다. 이를 통해 각국과 발전의 기회를 공유하며 지역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더욱 큰 안정성과 확실성을 제공할 것이다.
중국은 말레이시아 및 아세안 각국과 함께 평화와 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지정학적 대립과 진영 갈등의 암류를 극복하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역풍을 헤쳐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고수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중국·말레이시아 운명공동체를 더욱 심화시키고, 보다 긴밀한 중국·아세안 운명공동체를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