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산은, 대우건설 매각 1.3조 손실”

한국산업은행이 2021년 대우건설 지분을 중흥건설에 헐값에 매각하며 약 1조3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그럼에도 산은 자회사이자 지분 매각을 담당한 케이디비인베스트먼트(KDBI) 임직원들은 성공보수로 약 45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은은 2011년 약 3조2000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매각하기 위해 2021년 6월 제한경쟁입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중흥건설이 2조3000억원을 써내 2위 DS컨소시엄(1조8000억원)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입찰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중흥건설은 2위와의 입찰가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뒤 불만을 품고 산은에 재입찰을 요청했고,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입찰을 포기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자 산은은 매각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 이를 받아들였다.
재입찰 과정에서 산은은 중흥건설과 사전협상을 진행하며 2조1000억원에 수정입찰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DS컨소시엄에는 사전협상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의향이 있으면 수정제안서를 제출하라”고만 통지했다. 이에 DS컨소시엄은 2조원을 써내 수정입찰에서도 탈락했다.
KDBI는 중흥건설과 약 2조원에 최종계약 을 진행한 뒤 산은에 1조9000억원을 배당했다. 결과적으로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을 3조2000억원에 사 1조9000억원을 남겼으니 약 1조3000억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그럼에도 KDBI는 매각 성공보수 750억원 을 지급받았고, KDBI 임직원 11명은 총 44억9500만원의 성과급을 챙겼다. 이는 1인당 평균 4억800만원 수준이다. 가장 많은 성과급을 챙긴 임원은 16억1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감사원은 전 산은 청주지점장 A씨가 대출 브로커의 알선을 받아 7개 기업에 286억원을 대출해주고, 이 가운데 4개 기업이 부실화하면서 손실 152억원이 발생한 데 대해 산은에 A씨 면직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A씨가 이들 기업에 자기 아들과 딸을 채용해 달라고 청탁한 사실도 적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