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선 교수의 뷰티 컬럼] 향을 맡는 피부, 스스로 회복하는 스킨케어 – 이소 후각수용체

2025-07-29

우리에게 ‘향을 맡는다’는 행위는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의 향을 들이마시면 기분이 환기되고 라벤더 향이 실내를 채우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 모든 반응은 코 속의 후각수용체가 향 성분을 감지하고 이를 뇌에 신호로 전달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 후각수용체가 바꾸는 피부 과학의 패러다임

그런데 최근 과학은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우리가 향기를 코로만 인식한다고 생각했던 오랜 고정관념에 균열을 낸 것이다. 우리의 피부 역시 향을 인식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 향에 기능적으로 반응하는 생물학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단순한 감각의 확장이 아니라 피부를 회복시키는 새로운 경로를 의미한다. 후각수용체의 존재는 이제 향기의 감각을 넘어서 피부와 신체의 건강을 조절하는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 1조 가지 향을 구분하는 인간, 그 비밀은 후각수용체

한때 인간이 약 1만 가지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고 믿어졌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이 수치를 1조 개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정교하고 복잡한 향 인식 능력의 중심에는 후각수용체(olfactory receptors)가 있다.

코 안의 점막 세포에는 약 400개의 기능성 후각수용체가 존재하고 이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약 1,000개에 달한다. 이 수치는 인간 유전체 전체의 약 34%를 차지하는데 이는 단일 기능 유전자 집단으로는 가장 높은 비율이다. 즉, 향기를 감지하는 시스템이 인간 생물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깊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후각수용체가 코를 넘어서 피부, 간, 장, 심장, 지방조직, 심지어 근육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곳에 존재하는 후각수용체는 ‘이소 후각수용체(ectopic olfactory receptors)’라고 불린다. 이들은 향 성분에 반응해 각 기관이 수행하는 기능을 조절하고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 피부가 향을 감지한다 — 새로운 생리학의 시작

우리는 보통 향기를 코로만 느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향 성분이 피부에 닿았을 때도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피부 속에도 다양한 종류의 후각수용체가 존재하며 특정 향 성분이 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 내에서 생리학적 반응이 유도된다.

예를 들어, 민트향의 대표 성분인 카르본(Carvone)은 피부의 후각수용체에 결합해 멜라닌 색소의 형성을 억제하고 기미나 잡티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다. 이는 코에서 느끼는 단순한 향기가 아니라 피부에 있어서는 치료적 신호로 작용하는 것이다.

마치 뇌가 향을 통해 기분을 조절하듯 피부는 향을 통해 콜라겐 생성, 히알루론산 합성, 염증 억제, 세포 재생 등의 반응을 유도한다. 이러한 생리 반응은 피부가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는 원동력이 된다. 향은 이제 피부의 감각 기관을 자극해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이는 신호로 작동하는 것이다.

# 피부가 ‘좋아하는 향’은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좋은 향’을 말할 때 감각적으로 기분 좋은 냄새를 떠올린다. 하지만 피부가 ‘좋아하는 향’은 전혀 다르다. 피부는 생존을 위해 반응하는 감각 기관이기 때문에 향을 감정이 아닌 기능적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피부는 어떤 향에 반응하는가?

# 보타닉센스(TSPARK Lab) 연구팀이 주목한 기능성 향 성분

  • 운데칸 (Undecane) :피부 장벽 강화, 진정 작용
  • β-아이오논 (β-Ionone)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피부 회복 촉진
  • α-이오논 (α-Ionone) :콜라겐 합성 촉진, 탄력 향상
  • 데칸알 (Decanal) :광노화 방지, 피부 보호
  • 카르본 (Carvone) :멜라닌 합성세포 억제, 색소침착 완화
  • 노난알 (Nonanal) :모낭 성장 유도, 탈모 증상 개선

이들은 단순한 향이 아니라 피부 세포가 활성화되는 생물학적 트리거로 작용한다. 특정 향 성분이 피부에 도달하면 피부는 단순한 감각의 수용체가 아니라 기능적 반응체로서 적극적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 향의 기능을 새롭게 정의하다: 감정의 향 vs 회복의 향

코의 후각수용체는 향기를 감지하고 감정 상태나 기억과 연결된다. 이로 인해 특정 향은 안정감을 다른 향은 각성감을 유도한다. 반면 피부의 후각수용체는 감지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이고 생리적인 변화를 직접 유도한다.

  • 코의 후각수용체 → 뇌로 향기 정보를 전달 → 감정, 기억, 기분에 영향
  • 피부의 후각수용체 → 세포 내 신호 활성화 → 콜라겐 합성, 염증 억제, 재생 유도

이처럼 향의 기능은 감정적 향(Emotion-based scent)에서 기능적 향(Function-based scent)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스킨케어를 향에 기반한 감성 중심 제품에서 세포 기반 기능 중심 제품으로 전환하는 단초가 된다.

# 보타닉센스: 피부가 향을 통해 스스로 회복하는 기술

보타닉센스는 후각수용체 활성화 기술에 기반한 피부 기능 회복 더마솔루션 브랜드다. 단순히 피부에 향기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피부가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성 향 성분을 핵심으로 한 제품을 개발한다.

이 브랜드는 TSPARK 연구소에서 다년간의 분자 생물학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된 특허 받은 향 성분을 적용하며 피부 후각수용체와의 결합을 통해 콜라겐 재생, 장벽 강화, 트러블 개선 등의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향기 화장품이 아닌 피부와 생물학적으로 대화하는 화장품, 즉 세포 기반 ‘스마트 향 스킨케어’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 새로운 선택의 기준: 피부가 필요로 하는 향

지금까지 우리는 향을 취향과 감정의 문제로 받아들여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향을 피부 생리와 기능 회복의 관점에서 선택해야 한다. 향을 통해 피부가 스스로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회복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향이 좋은가?”에서 → “어떤 향이 내 피부에 필요한가?”로

“기분 좋은 향”에서 → “회복을 유도하는 향”으로

이제는 향에 대한 기준이 달라져야 할 때다. 보타닉센스는 바로 그 변화를 주도하며 피부가 향을 ‘맡고’, 감지하고, 회복하는 생물학적 여정을 설계하고 있다.

■ 참고문헌

1. Nicholas Eriksson et al. (2012), A genetic variant near olfactory receptor genes influences cilantro preference, Flavour volume 1, Article number: 22

2. Buck, L., & Axel, R. (1991). A Novel Multigene Family May Encode Odorant Receptors: A Molecular Basis for Odor Recognition. Cell, 65(1), 175–187.

3. The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2004 수상자: Richard Axel & Linda Buck

글/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1995년~현재), (주)보타닉센스 대표이사(2017년~현재),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2011년~현재),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2011년~현재),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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