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옵틱스가 반도체 유리기판 검사 장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리기판용 장비 포트폴리오를 확대, 신사업 육성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필옵틱스는 최근 반도체 유리기판용 검사 장비를 개발, 글로벌 유리기판 제조업체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사 시생산 라인에 적용되는 제품으로, 필옵틱스가 유리기판용 검사 장비를 개발한 건 처음이다.
검사 장비 개발을 주도한 최우혁 필옵틱스 상무는 “반도체 유리기판 상용화를 위한 검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유리기판 홀(hole) 전수 검사가 가능한 신규 장비로,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옵틱스는 레이저 가공 장비 전문업체로, 최근 반도체 유리기판 핵심 요소인 글라스관통전극(TGV)용과 유리기판 절단(싱귤레이션)용 레이저 장비를 상용화했다. 다수 고객사에 장비를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검사 장비는 기존 장비와 함께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준비했다.
필옵틱스 유리기판 검사 장비는 에스디옵틱스사의 초고속 가변초점 렌즈 광학계를 탑재, TGV 구멍(홀) 상·중·하면을 한번에 측정할 수 있다. TGV 홀은 유리기판 내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로, 결함 파악이 필수다. 미세 균열이 있거나 제 위치에 구멍이 형성되지 않으면 유리기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
최 상무는 “수많은 수십마이크로미터(㎛)급 초미세 홀을 전수 검사를 통해 홀 가공, 식각(에칭) 단계에서 반도체 유리기판 생산 수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사 자동화와 빅데이터 처리 능력도 두드러진다. 유리기판에는 TGV 구멍이 원장(515x510㎜) 기준 최대 190만개 정도 요구되는데, 모든 TGV 홀 결함을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필옵틱스는 기판 한장 당 약 16분 내외로 전수 검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원장 당 700기가바이트(GB) 규모로 생성되는 이미지 파일을 빅데이터 기술로 빠르게 분석, 각종 결함을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 결함 정보만 인공지능(AI) 딥러닝으로 따로 분류하는 기술이 주효했다. 최 상무는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결함 데이터를 확보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냐가 유리기판 검사의 최대 관건”이라며 “이같은 고객 요구 사항에 대응해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필옵틱스는 반도체 유리기판 제조사 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에도 검사 장비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소부장 업계에서도 유리기판 공정 연구개발(R&D) 시 결함 검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외 소부장 업계와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3~4분기 중으로 장비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최 상무는 “현재 유리기판은 고속·정밀 검사가 쉽지 않아 계측 방식으로 결함을 파악하고 있는데, 이번 검사 장비 개발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광학계와 센서를 추가 도입해 검사 장비 성능을 고도화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