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턱관절협회 임상특강] 3. 턱관절 질환 환자에서의 교합 안정화

2024-11-29

㈔대한턱관절협회 기획 임상 연재 시리즈 ③

유수연 학술이사(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교수)

㈔대한턱관절협회(이하 협회)는 창립 이후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내 턱관절 질환 분야의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덴탈아리랑은 협회와 함께 개원가를 위한 턱관절 관련 기획 임상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턱관절은 관절낭 내에서 하악골의 회전, 활주 운동을 통해, 개구 및 저작 등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주요 기능을 수행하는 윤활관절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턱관절 부근에 신생물이 생기거나, 턱관절 원판의 탈구, 변형, 협착 등으로 턱관절 운동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들의 가동 범위가 제한되거나, 골관절염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내부에서 발생한 병적인 요인 뿐만 아니라 사고 등의 외력에 의한 턱관절 파절 등으로 인해 통증, 개구장애 같은 가역적인 변화부터 교합 변화, 안면 비대칭 등의 비가역적 변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턱관절 질환 환자의 치료 범주에는, 스플린트, 약물 치료, 근육운동법, 저주파 치료 같은 보존적인 치료부터 턱관절강 세정술, 프롤로치료, 관절경 수술 등의 외과적인 치료가 기본적으로 있으나, 문제는 그 범주 안에 치료 범위가 한정되어 생각되고 있는 치과 의료 현실이다.

턱관절 질환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비가역적인 교합 변화 혹은 턱, 얼굴 전체의 비대칭이 발생하는 환자가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통증 완화, 신생물 제거 등의 근본적인 치료 후에 다시 환자가 정상적인 저작 기능 수행을 위한 후속 조치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턱관절 질환 발생 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릴 수는 없더라도, 현 상태에서 환자가 제대로 된 저작 기능을 수행하고 적응하기 위한 교합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꼭 필요할 것이며, 이는 교정과 혹은 보철과적인 접근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본인은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관계로,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턱관절 상태의 환자를 많이 접하게 되며, 구강내과 혹은 일반 로컬 치과에서 TMJ splint 제작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 true ankylosis, pseudo ankylosis, neoplasm, severe arthritis, degenerative joint disease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아예 턱의 길이가 달라지거나, 턱의 위치가 달라진 환자들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외과적 수술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환자들의 턱관절 증상은 대부분 호전되어, 이제 살만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이제부터는 달라진 턱의 위치, 턱의 크기, 길이로 인해, 평생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저작활동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가 있으며 안모도 변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따라서 더 많은 치과의사가 이런 환자분들의 교합 안정화와 안모 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심정이지만, 본인 또한 trial and error 단계이긴 하다.

일례로 교합조정만으로 이제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65세 여환 사진을 소개하겠다.

이 분은 심한 arthritis로 인해 psedo-ankylosis, fibrous ankyosis로 개구 장애가 있던 환자분이며, 외과적 수술과 턱관절 세정술 후에 개구 제한도 없고, TMJ의 동통도 없어졌으나, 양측 ramus의 길이가 짧아져 턱이 clock-wise로 돌면서 #27 치아 한 개만 닿는 상태로 내원하였다. 이미 심하게 벌어진 open-bite와 증가된 overjet으로 인해 입술은 힘을 주어도 닫히지 않는 상태였고, mentalis muscle이 과활성화되어야 겨우 상악 전치부가 보이게 입을 다물어서 연하 작용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런 환자의 경우 구치부 치아의 길이를 줄이면서 턱을 다시 counter-clockwise 방향으로 돌려야 교합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구치부 치아의 strategic endodontix tx.을 시행한다. 그런 후에 보통은 2주 간격으로 2-4번 교합조정을 통해 interference 제거를 시행하며, 이 환자분 또한 3번의 교합조정으로 크라운 제작 없이 교합을 재설정하였다. 턱관절은 교합이 안정된 후에도 미세하게 계속 위치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에 미세 조정 및 f/u은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치과의사라면 교합의 대표적인 책이라 할 수 있는 Dawson 책부터, 고정성 보철 책, 국소의치 책, 총의치 책에 소개된 서로 다른 보철 교합 이론 등을 배우거나 익혀왔고, 환자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교합을 만들기 위해 각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합치료는 하면 할수록 어렵고,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상황을 반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의도치 않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환자와의 교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로 시작한다면 다시는 교합치료를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치과의사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본인 또한 보철과 전문의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환자의 전악 보철 치료, 교합 형성술 등을 시술해왔지만, 사실 턱관절 질환을 가진 환자의 보철치료 혹은 교합 안정화에 관심을 쏟고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직 경험치가 많지 않아, 본인의 치료 방법이나 치료 술식에 대해서 주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행히도 지금까지의 근 1년간 치료해온 수십 명의 환자들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고, 환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임상결과가 부족하고, 치과의사사회의 컨센서스를 얻은 것도 아니기에 이런 치료도 있구나 하는 소개 정도로 받아 들여 주길 부탁드린다. 또한 증례 별로 교합을 어떻게 잡을지는 상황마다 상당히 다를 수 있기에, 처음 조건이 비슷한 환자가 있다고 무턱대고 교합 치료를 하지는 않기를 당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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