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역작업 중 사고 보상’ 상해보험 분쟁 지속
“보상 불가” 약관에도 하역작업 범위 해석차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가해차량이 가입된 보험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지만 이에 더해 예상치 못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개인적으로 상해보험에 추가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교통상해보험은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상해나 사망에 대해 보상해주는 상품입니다.
상해보험 약관상 ‘교통사고’의 의미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합니다. 첫째는 피보험자(보험사고 대상자)가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에 발생한 사고(자동차 운전 중 사고)이고, 둘째는 피보험자가 비운전 상태로 자동차에 탑승 중이거나 운행 중인 기타 교통수단에 탑승하고 있을 때 발생한 사고(탑승 중 교통사고), 셋째는 교통수단에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과 충돌 등에 의해 발생한 사고(비탑승 중 교통사고)입니다.
앞에서 나열한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게 되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은 도로 여부, 주정차 여부, 엔진의 시동 여부를 불문하고 피보험자가 자동차 운전석에 탑승해 핸들을 조작하거나 조작 가능한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약관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기타 교통수단’은 기차, 전동차,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자전거, 항공기, 선박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보상 범위가 넓어 보이지만 상해보험 상품의 경우도 보험금 분쟁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약관상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발생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그것입니다.
하역작업을 교통사고로 보지 않는 이유는 하역작업에는 차량 교통사고와는 별개로 고유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내재돼 있기 때문입니다. 상해보험 약관에서 하역작업 중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것도 이런 점을 적극 반영한 취지입니다. 관련한 분쟁에서 대법원도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는 교통사고로 보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약관에는 구체적인 예시를 들지 않고 하역작업이라고만 정해 두고 있기 때문에 실제 사고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하역작업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분쟁이 종종 발생합니다.
사례를 소개합니다.
A씨는 B보험사와 교통상해로 사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씨는 평소 고소작업대를 렌탈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하루는 화물차량에 고소작업대를 싣고 작업장에 도착해 고소작업대를 하차하던 중 추락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사고 당시 A씨는 머리를 부딪쳐 사망했습니다.
A씨가 작업하던 고소작업대는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리프트를 원동기에 의해 육상에서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된 이동장치에 탑재한 구조였습니다.
A씨는 사고 당시 고소작업대에 탑승해 이를 움직여 화물차량 적재함에서 바닥까지 연결된 경사로를 내려오던 중 사고가 난 것입니다.
사고 이후 A씨의 자녀 등 유족은 교통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고소작업대를 하역하던 중 발생한 하역작업 중 사고라며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 결국 소송이 진행됐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고소작업대가 자체적으로 이동이 가능한 구조고, 사고가 발생한 것이 하역 자체의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기보다는 고소작업대 이동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역작업 중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낸 것입니다.
관련해 법무법인 한앤율 한세영 변호사는 “교통상해 보험은 보상 범위가 넓은 편”이라면서도 “하역작업 중 사고나 자동차나 기타 교통수단의 정비나 청소 작업을 하는 동안 발생한 사고는 보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