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 앞두고 '애민 코스프레' 집중 김정은…우크라 파병은 계속 함구

2024-12-2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성과를 결산하고 새해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민생·경제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 경제 부분에서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온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건설과 북부 국경지역 수해 복구 사업을 직접 챙기는 식이다. 대내적 성과를 과시, 목표 시한이 내년 말로 다가온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23일 북부 국경지역 수해 복구 사업을 김정은의 '애민주의'와 연결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1면에는 '건설사의 기적으로 길이 빛날 위대한 인민사랑의 결정체'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게재해 지난 4개월 간의 수해 복구 과정과 결과를 상세히 다뤘다.

김정은은 지난 21일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생산공정을 직접 돌아보는 등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22일에는 지난 여름 대규모 수해 피해가 발생한 평안북도 지역의 살림집(주택) 준공식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복구가) 예상보다 늦어져 미안하다"고 말하는 등 민심을 세심하게 챙기는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

지난달 29일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인솔해 평양을 찾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장관을 접견한 이후 두문불출하던 김정은은 지난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3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면서 공개 활동을 재개한 이후 민생·경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내년은 김정은이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내놓은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국방력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다. 당시 김정은은 "(7차 당대회에서 내놓은) 5개년 전략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사실상 실패를 자인하며 야심차게 새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선대 지도자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을 뛰어넘는 리더십을 구축하려는 김정은 입장에선 선대와 차별화된 성과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김정은이 지난 21일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서 선대인 김일성 주석의 지방공업정책이 "뚜렷한 목표와 단계별 계획, 기준, 방법론이 없어 제대로 관철되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강조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면서도 북한 당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대규모 사상자 발생 등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북한은 앞으로도 러시아에 밀착하며 국제사회의 전방위 제재를 회피해 첨단 군사 기술, 통치 자금, 식량 등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성과 달성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사회의 전방위 제재로 만성적인 경제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김정은은 정권 안정을 위해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경제·군사적 성과를 달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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