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의 무형문화유산 논란과 농업문화

2024-09-25

[전남인터넷신문]최근 중국 길림성(吉林省, 지린성)이 우리나라 전통음식 비빔밥을 성급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중국 길림성에서는 3년 전(2021년)에 비빔밥 요리법을 ‘조선족의 전통 조리기술(朝鮮族的傳統烹飪技術)’로 칭하고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이 사실이 이제야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역사 문제는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라며 “중국이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중국에서 비빔밥을 성급 문화재로 추천한 곳은 길림성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였다. 중국 무형문화유산법에 따르면 문화유산 보호 및 보존 계획에 대한 예산은 지방정부가 부담한다. 중국 헌법은 또한 “소수민족의 문화유산과 관련된 사항은 자치구 인민정부가 관할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정부에 따라 무형문화유산 지정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길림성 연변자치주의 경우 “문화로 관광을 건설하고 관광으로 문화를 진흥”하며, “관광으로 강한 문화현과 번영하는 현”을 건설한다는 배경 아래 무형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연변주에서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한 것은 전통음악, 전통무용, 전통예술, 민속예술, 민속풍속 등 10개 분야 300여 종이다.

그런데 연변주는 중국 내에서 최대의 한인(조선족) 정착지이다. 조선족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 중에는 우리 전통문화 또는 우리나라에서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들과 겹친 것들도 있다. 또한 시대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사라졌거나 거의 행해지고 있지 않는 것들이 행해지고 있는 것, 중국에서도 조선족만이 행하고 있어 차별성으로 인해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들도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 및 길림성 그리고 조선족이 다수 살고 있는 흑룡강성(黑龍江省, 헤이룽장성)에서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한 것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보리떡, 쌀로 만든 떡, 김치, 겨울 채소, 메밀국수, 냉면, 그네, 회갑 잔치, 조선족전통농경구제작기예(朝鮮族傳統農耕具製作技藝), 조선족 던지기 놀이, 화투 놀이, 씨름 등 매우 많다.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들은 길림성 조선족 무형문화유산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관은 길림성 두만강 기슭에 위치해 있다. 2007년 말부터 공사를 진행해 완공까지 3년이 걸렸다. 건물 부지면적은 5,000㎡, 건축면적은 6,800㎡로 고전, 현대,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전시장, 본관, 본관 3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실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민속무용, 전통악기제작기술, 전통음악, 전통문학이야기, 전통공예, 한국민속스포츠 및 게임, 민족예절, 음식문화, 의복 문화 및 무형문화재 등을 포함한 10개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은 사실적인 밀랍 인형과 민속풍경을 재현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관람객들이 조선족의 전통문화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에서 우리 전통문화는 연변조선족자치주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중국 성급‘무형문화유산’으로 발굴되고 있으며, 등록된 ‘무형문화유산’은 길림성 조선족 무형문화유산 전시관을 중심으로 전시, 공연, 체험, 관광에 이용되고 있다.

이 중에는 농업과 관련된 음식, 놀이, 도구 등도 상당수 있는데, 일부는 우리나라에서 잊혀진 것들 등 관심을 두지 않은 것들도 있다. 언젠가는 우리 문화를 도둑맞았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인데, 우리가 관련 문화의 연구와 보존 등을 해 놓지 않으면 대응도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농업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중국에서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우리 농업문화유산 실태 파악, 무형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연구, 보존, 전승 방안 등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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