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유전(油田) 시대, 한국이 선점해야 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전략:AI 시대, KT·한전 합작을 통한 국가 신성장

2025-11-20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대전환(DX)의 속도는 한 국가의 산업구조를 완전히 다시 쓰고 있다.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메타버스(ABCM)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은 모두 데이터 기반 위에서 작동하며, 그 공통분모는 단 하나, 바로 초대형 데이터센터(IDC)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데이터센터가 통신사의 부속사업 정도로만 인식돼 왔다. 도심 빌딩 내 서버실 형태의 기존 IDC는 전력 소모, 냉각 효율, 입지 규제 등 모든 면에서 이미 구조적 한계에 도달했다. 특히 AI 시대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량이 폭증하며, 기존 IDC의 전기사용량과 전력 피크는 도시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AI 데이터센터(AIDC)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이다.

◇한국은 'AI 데이터센터 대국'이 될 잠재력이 가장 높은 나라다.

첫째, 기후·지형적 우위가 뚜렷하다.

한국은 혹한기를 포함한 자연 냉방 기간이 길고, 일본·대만 대비 지진·홍수 위험이 낮다. AI 데이터센터의 비용 40%가 냉각 전력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정적 장점이다. 습도 또한 상대적으로 낮아 서버 운영에 적합하다.

둘째,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망·통신망 인프라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한국의 송전망은 안정성과 복구 속도에서 세계 최상위권이며, 광케이블 인프라는 글로벌 트래픽 수용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엔지니어링·건설·ICT 운영 기술도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셋째,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구축할 경우 전례 없는 지역 신성장 산업이 창출된다.

데이터센터는 폐수·대기오염이 거의 없고, 상시 운영인력과 주변 산업(전력·보안·클라우드·물류)이 함께 발달한다. 그 자체가 고부가가치 '그린 유전'이다.

◇KT·한전 합작형 AI 데이터센터 모델이 필요하다.

AIDC는 단순한 서버룸이 아니라, 에너지·통신·보안·클라우드가 결합된 초대형 복합 인프라다. 통신사 단독으로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한전은 ICT 운영 역량을 갖추기 어렵다. 두 기관이 합작할 때 다음 시너지가 극대화된다.

◇KT의 네트워크·AI·클라우드 운영 기술, 한전의 전국 송배전망·대용량 전력 공급 역량

정부의 규제·입지·에너지정책 지원, 해외 자본·CSP(Cloud Service Provider)의 투자 참여가 필요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수요 때문에 에너지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KT는 전국 통신망과 IDC 운영 경험을 갖춘 최적의 플레이어다. KT·한전 합작 AIDC는 국가전략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모델이다.

◇10만㎡급 AIDC 10개면, '연 매출 30~40조+ 지역균형발전' 동시 달성

층당 100m×100m(1만㎡) 규모, 지하 5층·지상 5층의 10층 건물의 AIDC 한 곳은 월매출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 연매출로는 3조~3.5조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영호남 지역에 10개만 구축해도 연매출 30조~35조원, 파생 경제효과까지 고려하면 50조원 규모의 국가 그린 AI 산업단지가 형성된다. 폐수·소음·대기오염이 없으며, 대규모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뒤따른다.

◇한국형 AIDC 설계:'세계 최고 수준 엔지니어링'으로 접근해야

△태평양 해저케이블 랜딩국과 직접 연결

미국 Level3·Google Cable 등 글로벌 백본과 연결하면 미국 서버가 한국으로 이전해도 지연(Latency)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본 대비 30~40% 저렴한 비용 구조는 자연스러운 시장 창출을 유도할 것이다.

△AIDC 간 광파이버 LAN화→전국을 하나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연결

경북 AIDC의 서버와 전남 AIDC의 백업서버가 하나의 랙처럼 동작하는 구조다.

△초경계(超境界) 에너지 설계

옥상 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연료전지 기반 보조 발전, 주변 호수 기반 자연수냉 방식, 전력망 이중·삼중화 설계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에너지효율을 동시에 만족하는 미래형 데이터센터 모델이다.

◇한전의 미래 먹거리이자, KT의 국가전략형 사업

AIDC는 매년 수조원의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 에너지·ICT 사업이다. 만성적자에 빠진 한전에는 친환경 고수익 사업이 될 수 있고, KT에는 국가 AI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점이다. 나아가 미국·일본·중국의 대규모 서버들이 안정성과 비용 문제로 한국으로 이동하면, 한국은 자연스럽게 동북아 데이터 허브가 된다. 이는 원전 수출보다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AIDC는 대한민국의 다음 30년을 결정할 'AI 유전'이다

마지막으로 AIDC 사업자는 누가 적격일까에 대한 고려다. AIDC는 통신사업 영역이지만 본질적으로 에너지 비중도 중요하다. KT 혹은 통신 3사가 주도하고 한전과 합작 형태면 바람직스러울 것이다. AIDC사업은 천문학적 만성적자에 시달려온 한전의 미래 먹거리를 여기서 찾을 수도 있는 그린 유전이다. 제대로 된 미래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나면 장담컨데 해외로부터의 예기치 않은 주문이 몰려올 수도 있다. 원자력 발전소 수출보다 수십배 고부가 수출산업이 될 여지도 충분하다.

최근 이재명 정부에서 미국과 협상시 조선업 기술을 통해 우리 경제의 충격을 완화했듯이, AIDC 산업의 유일한 약점은 한반도전쟁 리스크다. 그래서 미국 자본 유치가 필요하다. 화수분같은 AIDC의 수익을 미국과 나누면 한반도 평화에도 훈풍이 불게 될 것이다. AIDC를 구축한다면, 한국은 세계 1위 AI 인프라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KT는 세계 최초의 통신에너지 융복합 기업으로 변신해야 하며, 한전에도 만성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AI DC는 신축, 전국의 KT부동산 자산은 미니, 분산형 DC로 변신해야 한다. AI 유전 시대, 데이터센터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다. 지금이 바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한 골든타임이다.

황동현 한성대 교수 wellness03@han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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