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칸 무대 서고파"…일본서 K밴드 알리는 보이밴드

2024-10-01

“부도칸(武道館)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꿈을 이루고 싶어요.”

지난달 29일 주일 한국 문화원이 개최한 한·일축제한마당이 진행된 일본 도쿄 고마자와 올림픽 중앙공원. 쏟아지는 빗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라이브로 K팝 시크릿 콘서트가 이어지자 수백명의 일본 관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의 주인공은 올해로 데뷔 1년여를 맞은 하이파이유니콘(Hi-Fi Un!corn). 한·일 뮤지션 5인조로 구성된 실력파 보이밴드다.

무대에서 내려온 이들은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베이스 주자인 손기윤은 “비가 많이 와서 무대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관객들이 우산도 쓰지 않고 뜨겁게 호응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이파이유니콘은 지난해 한국의 한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이들로 구성된 밴드다. 외모도 아이돌 못지 않은 데다 저마다 출중한 실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6월 FNC재팬 소속으로 데뷔해 한·일 양국을 무대로 활동 중이다. 밴드 ‘씨엔블루’의 리더인 정용화가 직접 뽑은 신인으로도 유명하다. 기타 김현율(리더)과 베이스의 손기윤, 드럼의 허민 조합에 엄태민과 후쿠시마 슈토가 보컬을 맡고 있는데, 밴드 특유의 라이브 연주가 강점이다.

일본서 보폭 넓히는 보이밴드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시작으로 ‘스테이 위드유’(Stay with you) 등 약 30분간 내리 7곡을 연주하고 내려온 이들은 숨찬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라이브가 너무 좋아 데뷔 이래 힘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막내 허민이 말하자 김현율이 크게 웃었다. 칼군무를 선보이는 아이돌 그룹과 다르게 이들은 라이브 공연으로 밴드 붐이 일고 있는 일본에서 도전장을 내밀다 보니 멤버들의 입에선 “라이브 공연에 와보시라”는 말이 자주 나왔다.

엄태민은 “데뷔해 1년밖에 안됐지만, 라이브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만으로 꿈만 같다”고도 했다. 한국어로 유창하게 노래하는 후쿠시마 슈토는 “부도칸 라이브가 꿈”이라며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밴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생 밴드지만 일본에서의 활동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김현율은 일본 TBS 방송의 ‘아이러브유’ 출연에 이어 TV아사히의 ‘더트래블너스’에도 캐스팅됐다. 김현율은 “사이좋은 한·일 합작밴드로서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도 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무대, 불러주세요”

이날 하이파이유니콘에 이어 무대를 장식한 ’엔카 신동’ 아즈마 아키, 마고토, 카노 미유도 큰 박수를 받았다. 뉴진스의 하니가 일본에서 불러 큰 인기를 모았던 ‘푸른 산호초’도 선보였다.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아즈마는 “부르는 노래가 엔카이다 보니 호응이 별로 없을 것 같았지만,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셔서 정말 기뻤다”고 했다.

카노 미유는 ”한·일 관계가 좋아지면서 한국에서도 일본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한국 무대에 많이 불러달라”고도 했다. 마고토는 “한·일 가왕전에 나가게 되면서 한국에서도 많은 분이 알아봐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오래오래 보고 싶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 양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한일축제한마당 행사장에는 이틀(지난달 28~29일)에 걸쳐 3만 5000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2005년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한 양국 간 우정사업으로 시작한 행사로, 2009년부터 서울과 도쿄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고 있다.

공형식 주일문화원장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최근 좋아진 한·일 관계의 개선 흐름이 행사장 분위기로도 이어졌다”며 “앞으로 양국의 미래 세대가 즐겁게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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