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킬트 채권’ 발행 나선다…“英 통합 이후 처음”

2025-11-14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15억 파운드(약 2조 8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나선다. 스코틀랜드가 독자적인 채권을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1707년 영국과 통합 이후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BBC 등에 따르면 존 스위니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3일(현지 시간) “스코틀랜드의 ‘킬트’ 채권을 2026~2027회계연도에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국채가 길트(gilt)로 불리는 것에서 착안해 스코틀랜드 채권은 시장에서 킬트로 언급된다.

스코틀랜드는 채권 자금을 주택, 도로, 병원, 학교 등 주요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투입할 방침이다. 다만 의회 선거 및 향후 경기 흐름에 따라 발행 일정이나 규모는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케이트 포브스 부수반은 “내년 1월 예산 절차가 마무리되면 발행 주간사 선정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여름까지 필요한 준비를 모두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의 채권 발행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조치로 평가된다. 17세기 후반 스코틀랜드 무역회사가 파산한 이후 재정이 흔들리며 1707년 잉글랜드와 통합이 됐고 그때부터 채권 발행 권한도 영국 중앙정부로 넘어갔다. 이후 스코틀랜드는 2014년 독립투표를 계기로 권한이 확대되면서 2015년부터 자체 발행이 가능해졌지만 실제 발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니 수반은 “스코틀랜드가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보다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차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무디스와 S&P는 스코틀랜드 채권에 각각 Aa3, AA 등급의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부여하며 영국 국채와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실제 발행 금리는 영국 국채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펀드매니저 마이크 리델은 “합리적인 수준의 금리 프리미엄이 제시된다면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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