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066570)가 약한 고리를 보완해 5년 내 유럽 매출을 2배 이상 높이고 유럽 가전 1등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그간 집중해 온 프리미엄 가전의 경쟁력을 볼륨존(중간 가격대 시장) 제품에 이식하고, 유럽에서 수요가 높은 빌트인 가전을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인공지능(AI)홈과 같은 비하드웨어 중심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도 지속 확대한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이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유럽 시장 전략을 공유했다.
류 본부장은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 볼륨존 사업에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그간 LG전자는 유럽인들의 높은 생활 수준과 입맛을 고려해 프리미엄 가전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가전 시장이 성숙기를 맞은 데다 불경기까지 이어지면서 프리미엄에 더해 힘을 빼왔던 볼륨존과 프리미엄을 함께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전략 변화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에 적용돼 온 고효율 기술을 볼륨존 모델에 확대한다.
류 보부장은 “볼륨존 공략을 강화해 성숙기에 도달한 유럽 시장에서 수익성과 외형성장 모두 퀀텀점프하겠다”며 “유럽 고객 니즈를 반영한 맞춤 전략을 통해 유럽 매출을 5년 내 2배로 키워 확고한 유럽 1위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볼륨존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유럽 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를 무기로 추격 중인 중국 업계와의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LG전자 내부에서는 5년 내 2배 성장 목표는 가시화하는 성과와 고객 평판을 바탕으로 세운 것이라며 목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기업간거래(B2B) 가전 사업도 확대한다. 특히 류 본부장은 유럽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빌트인 가전 매출을 5년 내 무려 10배나 높이겠다고 자신했다. 빌트인 가전은 건설사나 내장재 공급 회사들이 주거 시설을 구축하면서 공급하는 대표적인 B2B 시장이지만 LG전자는 최근 2~3년부터서야 빌트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류 본부장은 “빌트인 시장은 안정성, 내구도 등 여러 점을 고려해 진입장벽이 높지만 대규모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상위 5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B2B 전문 조직을 강화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LG 빌트인’ 브랜드를 재편한다. 또 호텔,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상업용 세탁가전 라인업 ‘LG 프로페셔널’도 유럽에 출시한다.
LG전자가 강화하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B2B 영역을 강화한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의 주요 기술이자 소비자기업간거래(B2C) 제품으로 소개해 온 AI홈 제품을 B2B 사업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북미에서는 건물을 지어 임대하는 빌더 사업자를 위해 건물 내 가전,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해주는 솔루션을, 유럽과 중동에서는 홈오토메이션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주거 단지에 공급하는 AI홈 솔루션 패키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