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2034 FIFA 월드컵 개최가 유력한 가운데 상반된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에서 2000억원 넘는 연봉을 받는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는 “역대 최고의 대회가 될 것”이라며 적극 지지했지만, 국제인권단체들은 인권침해 우려를 이유로 개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알힐랄 소속 네이마르는 11일(현지시간) 사우디 월드컵 유치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실제 모습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 매우 다르다”며 “모든 면에서 선수들을 배려한 최고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경기장과 호텔 간 이동 시간이 짧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최적화되어 있다”며 대회 개최를 위한 인프라를 높이 평가했다.
사우디는 리야드, 제다, 알코바르, 아브하, 네옴 등 5개 도시에 15개의 경기장을 건설하거나 개보수할 계획이다. 또한 18만5000개 이상의 호텔 객실을 추가로 확보하고, 전 세계 인구의 60%가 8시간 비행거리 내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와 스포츠인권연맹(SRA)은 FIFA에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권 부여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앰네스티의 스티브 콕번 노동권 및 스포츠 분야 책임자는 “적절한 인권 보호 조치 없이 사우디에 월드컵 기호를 주면 심각하고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인권단체들은 성 소수자 차별, 이주노동자 착취, 표현의 자유 제한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사우디에서는 동성 간 성관계가 사형 선고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대규모 건설 사업에 투입되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보호 장치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사우디 월드컵 유치단의 하마드 알발라위는 “성 소수자 팬들을 환영하며 그들의 사생활은 보호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우디는 유치 제안서를 통해 “차별 없는 대회 환경을 조성하고, 강제노동과 아동노동 금지, 산업안전보건 기준 준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초 호주, 인도네시아도 2034 월드컵 유치전에 나섰지만, 인도네시아가 사우디 지지를 선언하며 철회하고 호주마저 포기하면서 사우디가 단독 후보로 남았다. FIFA는 다음 달 11일 총회에서 최종 개최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