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영화제와의 만남’…세계 영화인과 소통하는 특별한 시간

2025-05-04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 가운데, 세계 각국의 영화제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토크 이벤트 ‘영화제와의 만남’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 행사는 영화제와 영화 관련 기관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영화산업의 흐름과 창작 생태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기획됐다.

 지난 3일 오후 1시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3길 원스타임오프 쇼룸에서 열린 첫 번째 세션에는 니콜라스 라핀(영국 ICA 영화 큐레이터)과 정빙홍(대만 가오슝영화제 프로그램 디렉터)이 참석했으며, 손효정(독립 연구자·번역가·각본가)이 모더레이터를 맡아 대화를 이끌었다.

 정빙홍 디렉터는 “가오슝은 대만 남부의 항구 도시로, 2001년 처음 영화제를 시작한 이후 시 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해왔다”고 소개했다. 초창기에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와 같이 대만 TV에서는 보기 힘든 독립영화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2007년 운영상 어려움을 겪으며 상영작의 장르를 확대했고, 이후 판타지, 코미디 등 다양한 색채의 영화를 포용하게 됐다. 2010년부터는 단편영화 소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는 가오슝필름아카이브, 네이웨이아트센터, VR 필름랩 등 상시 활용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는 “가오슝영화제는 매년 새로운 주제로 관객과 만난다”며, 올해 10월 열릴 영화제의 테마는 ‘청춘’이라고 밝혔다. 일본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다수의 일본 작품이 초청되며,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 중인 일본 감독 우가나 겐이치의 신작 ‘록 밴드 게스이도즈’도 그중 하나다.

 니콜라스 라핀 큐레이터는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ICA(Contemporary Arts Institute)의 영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ICA는 1946년 설립 이후 예술, 전시, 음악, 영화 등을 아우르는 기관으로, 60~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에 주목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1980년대에는 김기덕, 왕빙 등 아시아 감독들을 영국에 소개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런던의 중심지라는 입지 덕에 관객 걱정이 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관람객 감소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야 했다”며, “단순히 흥행작이 아닌, 신선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발굴해 매달 두 편씩 상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랜 시간 작업을 이어온 감독들을 조명하는 ‘롱테이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홍상수 감독의 작품 역시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고의 영화만이 아닌, 다양한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지원하고 협업하는 것이 ICA의 철학”이라며, “단순한 상영 공간을 넘어 여러 국제영화제와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크를 통해 영화제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도시와 문화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이 이뤄졌다.

 한편, 두 번째 ‘영화제와의 만남’ 행사는 5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은 커티스 월러스척(밴쿠버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과 에밀리 푸아리에(페스티발 뒤 누보 시네마 프로그래머)가 참여해 영화제 운영과 국제 협업 사례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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