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AI 로봇' 시대 성큼…삼성·LG, 내년 신제품 출시 채비

2024-12-12

일상 속 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가사 관리는 물론 노인들의 재활 훈련을 돕거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맞춤형 로봇이 다양한 형태로 고객들의 삶에 속속 침투하고 있다.

삼성·LG 등 주요 기업들은 AI(인공지능)를 접목시킨 맞춤형 로봇을 선보이며 국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조만간 양사는 'AI 집사' 역할을 하는 볼리와 이동형 AI 홈 허브를 각각 상용화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은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판매용 로봇 라인업을 전격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 트렌드를 포착, 가사 관리와 노약자 재활 지원, 교육·학습 등에 특화된 서비스용 로봇을 공개했거나 내년 출시를 저울중이다.

로봇은 크게 제조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나뉘며, 이중 서비스용 로봇은 국방·의료 등에서 전문작업을 수행하는 상업용 서비스용 로봇과 가사·건강·교육 등 생활 편의를 위해 활용하는 소비자 서비스용 로봇으로 나뉜다.

기업들은 가사, 교육, 노인 지원, 오락 및 취미 등으로 로봇 수요가 세분화되면서 이를 겨냥한 서비스용 로봇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서울연구개발지원단에 따르면 서비스용 로봇 중 소비자용 서비스 로봇의 2024년~2028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13.57%다. 같은 시기 상업용 서비스 로봇 CAGR 10.28% 보다 가파르다. 이에 따라 2028년에는 소비자용 서비스 로봇 시장이 258억2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각국은 이같은 시장 성장성에 발맞춰 관련 기술을 특화하고 있다. 유럽은 노동력 부족으로 서비스용 로봇 수요가 증가하자, 로봇을 차세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선정했다. 중국의 경우 서비스용 로봇 범주를 의료, 교육, 안전사고 대응, 공공 서비스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 역시 대기업·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개발 및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로봇 기업 인수합병(M&A)·지분 참여, 기존 사업 모델에 로봇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용 로봇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일찌감치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호텔, 병원, F&B(Food and Beverage, 식음료)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며 로봇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중 상업용 로봇은 LG 클로이로 대표되는 안내로봇, 배송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호텔, 레스토랑, 공항 등의 상업 공간에서 고객에게 기존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로봇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LG전자는 공감지능(AI) 가전과 생성형 AI를 결합한 'AI홈' 시대를 열고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AI홈에서 AI는 가전과 사물인터넷(IoT)기기를 제어해 고객을 최적의 상태로 케어해준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이동형 AI 홈 허브(코드명: Q9)가 꼽힌다. 이동형 AI홈 허브는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로 움직인다.

음성·음향·이미지 인식을 접목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서를 탑재해 수면, 학습 등 아이의 생활 루틴에 맞게 조도 등을 조절할 뿐 아니라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창작해 들려주는 등 아이 정서까지 고려한 맞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국 매체 '테크레이더(TechRadar)'는 “개성이 넘치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최초의 로봇”이라며 IFA 2024 스마트홈테크 부문(IFA 2024 Best smart home tech) 최고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높은 가격대를 고려해, LG전자가 이동형 AI 홈 허브를 내년 구독 상품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각종 기능 탑재 등 기술 완성도를 높인다면 충분히 고객들의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내달 열리는 'CES 2025'에서 이동형 AI 홈 허브를 선보일지 관심이다.

특히 LG전자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BS사업본부 산하의 로봇사업을 HS사업본부(구 H&A사업본부)로 이관했다. 주력 사업본부인 HS에서 로봇 사업을 담당하게된만큼 내년 이동형 AI홈 허브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HS사업본부는 기존 H&A사업본부장인 류재철 사장이 맡는다.

신성장동력으로 로봇을 강조해왔던 삼성은 올해 초 'CES 2024'에서 AI 집사(AI Home Companion) 로봇 '볼리(Ballie)'를 깜짝 공개했다.

공 모양으로 굴러다니는 볼리는 탑재된 카메라로 스마트싱스와 연동된 기기를 자동으로 인식·연결해 IoT 환경을 설정하고 집을 안전하게 관리한다. 아이와 반려동물 등을 살피는 역할도 한다.

볼리에는 삼성 타이젠 OS(운영체제)가 탑재된다. 이에 따라 삼성 TV, 모니터, 가전 제품과 자유자재로 연동될 전망이다.

김용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AI 컴패니언 볼리에 적용된 삼성 타이젠 OS의 경우 기존 TV, 모니터, 가전 제품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들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확장성과 범용성을 앞세워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 4월 삼성의 '볼리' 상표권 출원 소식에 연내 출시를 전망했으나 12월 현재까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내년 상용화가 된다면 LG전자의 이동형 AI 홈 허브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CES 2025에서 완성도를 업그레이드한 볼리를 새롭게 선보일지 관심이다.

삼성의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봇핏(Bot fit)'의 경우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용 제품을 계기로 사업 확대가 점쳐진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지난 1월 CES 간담회에서 "보행 보조 로봇은 실버 타운, 피트니스, 필라테스 등 B2B(기업간 거래) 시장 중으로 판매 중"이라며 "봇핏 사업을 가다듬고 B2C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2C 영역에서는 고령자들을 위한 운동이나 피트니스용 1:1 맞춤운동(PT) 서비스에 활용해 시장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부 노인복지관 등에서는 삼성전자 지원으로 보행운동이 중심이되는 '봇핏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개인 AI 트레이너 개념의 '삼성 봇 핏' 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AI 트레이너가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분석하고 코칭하는 기능이 포함돼있다.

봇핏을 내놓는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돌봄 로봇 등 다양한 성격의 판매용 로봇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로 업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와 로봇 핵심 부품 내재화 기술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에 대한 삼성전자 지분율은 9월 말 기준 14.7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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