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텔레그램 창업자 “정자 기증 자녀 100명도 재산 균등 상속”

2025-06-21

생물학적 자녀만 100명이 넘는다고 밝힌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가 정자 기증으로 낳은 아이에게도 재산을 균등하게 상속하겠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는 프랑스 잡지사 '르 푸앵'과 인터뷰에서 자연 임신과 정자 기증을 막론하고 모든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로프 CEO는 세 명의 파트너 사이 6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15년 전부터 정자 기증을 이어와 12개국에서 100명이 넘는 생물학적 자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내 아이들 사이 아무런 차별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자연 임신된 아이도 있고, 내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도 있다”면서 “이들은 모두 내 아이들이고, 모두 동등한 권리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밝힌 그는 “30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아이들이 내 재산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두로프 CEO의 재산은 약 139억 달러(약 19조 300억원)로 추정된다. 현재 가치 기준으로 그의 자녀는 1명 당 천 억대 재산을 받게 되는 셈이다.

두로프 CEO는 30년 후에 재산 상속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일반인처럼 살면서 은행 계좌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성장하고, 자신을 믿는 법을 배우고,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 관련 유언장을 작성한 이유에 대해 “일에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아동 성 학대 자료, 마약 거래 및 사기 등 불법 활동이 성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해 “완전히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범죄자들이 우리의 메시징 서비스를 비롯한 많은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해서 그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가 창업한 텔레그램은 월간 활성 사용자가 10억 명이 넘는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암호화된 메시징으로 사랑받았으나, 이로 인해 '디지털 범죄의 온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한편, 두로프 CEO는 지난해 7월 12개국에서 정자를 기증해 1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정자 기증이 '시민적 의무' 중 하나라고 느꼈다. DNA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싶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정자가 부족해 문제가 심각한데, 난 이를 완화하기 위해 내 역할을 다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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