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생카서 연꽃라테 한잔?”…힙해진 불교, MZ 반했다

2025-05-05

“부처님 생신 카페도 있고 잘나가는 연예인 못지않으시네요.”

불기 2569년 부처님 오신 날인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선 ‘부처님 생신 카페’ 앞에 30여 명의 시민이 줄을 섰다. 상당수는 20~30대였다. 카페 안엔 ‘부처님과 함께라면 그곳이 어디든 극락일 거야’라는 글귀가 벽에 붙어 있었다. 연화사는 아이돌 생일 때 팬들이 이벤트성으로 열었던 ‘생카’를 이번 석탄일을 기념해 지난달 30일부터 열었다. 연꽃 모양 초콜릿으로 장식한 ‘연꽃 라테’를 대표 상품으로 총 500잔 준비했는데 이날 오후 재료가 소진됐다.

직장인 박현민(30)씨는 “한때 아이돌을 좋아해서 생일 카페 문화를 잘 아는데 부처님 생신 카페가 참신하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엑스(X·옛 트위터)’엔 이날 부처님 생신 카페 관련 게시글의 조회 수가 51만 회를 넘었다.

젊은 층에 쉽게 다가가려는 불교계의 노력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3~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관람객 사전등록자 4만2765명 중 20·30대가 76%(약 3만2500명)였다. 절에서 숙식 체험을 하는 템플스테이에도 MZ세대가 몰리며 지난해 참가자가 61만707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템플스테이를 시작한 2002년(1만1714명)보다 약 52배 늘었다.

TV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본떠 만든 미혼남녀 만남 프로그램인 ‘나는 절로’도 인기다.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지난달 18일 경남 하동 쌍계사에서 1박 2일 진행한 나는 절로에는 13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 경쟁률이 50대 1을 넘었다. 코미디언 윤성호(49)씨의 부(副)캐릭터(부캐)인 ‘뉴진스님’도 한몫하고 있다. 윤씨가 2023년 선보인 ‘부처핸섬’ 유튜브 공연 영상은 조회 수 119만 회를 기록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인 묘장 스님은 “절의 이미지가 젊은 층이 쉽고 친근하게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교의 유연한 분위기가 자유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선호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취업 등 미래에 대한 번뇌의 답을 스스로에게서 찾을 수 있어 불교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