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도 놓치지 않았다…한국발레 완전체 될 것”

2025-01-08

세계 정상급 발레단에서 활약하는 K-발레 스타들이 새해를 맞아 서울에서 발레팬들을 만난다.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수석(에투알) 박세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 미국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채지영, 영국 로열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 전준혁,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을 앞둔 전민철 등 이름만으로도 발레팬들을 설레게 하는 라인업이다.

이들이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2025 발레의 별빛’은 그간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채워진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같은 클래식 발레부터 미국 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발란신(1904~1983)의 ‘테마 앤드 바리에이션’, 현대발레 거장 윌리엄 포사이드의 ‘부저드 & 케스트렐’ 등 고전과 신고전, 현대발레를 망라한 작품 구성이다. 공연 기획사 케이글로벌발레원은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5 발레의 별빛’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공연의 예술감독을 맡은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 교수는 “‘2025 발레의 별빛’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국내 관객께 보여드리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공연에 오르는 무용수들은 모두 한예종 출신이다. 김 교수는 제자들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가무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피를 타고난 후손들이 세계 발레 강국의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식 청국장이 서양 버터와 만나면 얼마나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을지 보여드리겠다”면서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별’ 박세은은 국립발레단 수석 김기완과 함께 발란신의 ‘주얼스’ 중 ‘다이아몬드’를 선보인다. 박세은에게 2018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상’을 안긴 바로 그 작품이다.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최영규와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솔리스트 박선미는 한예종 후배들과 함께 발란신의 ‘테마 앤드 바리에이션’을 무대에 올린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세은은 “저희를 키워주시고 세계를 나갈 수 있는 문을 열게 해주신 김선희 교수님의 부름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동료들과 함께 무대에 서면 한국 발레의 ‘완전체’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최영규는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후배와 재학생이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 처음”이라며 “리허설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각 나라에서 어떻게 춤추는지 볼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국제 무대에서 춤출 수 있게 된 데 대해 김 교수의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성우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솔리스트는 “교수님은 모든 동작과 라인을 현미경처럼 들여다 보시는데, 1분 1초도 놓치지 않으신다. 이런 트레이닝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적인 작품들도 무대에 오른다. 한국의 전통음악 ‘수제천’을 현대발레로 재해석한 안무가 조주현의 동명 작품과, 2023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 강미선에게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영광을 안겨준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의 안무작 ‘미리내길’ 등이다. 홍향기·박예은·이동탁 등 국내 양대 발레단(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들도 ‘고집쟁이 딸’, ‘해적’, ‘백조의 호수’ 등으로 팬들과 만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 유리 파테예프 마린스키발레단 전 예술감독, 테드 브랜드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사샤 라데츠기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스튜디오 컴퍼니 예술감독 등 세계적인 발레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한국 무용수들은 전통적인 기술을 매우 훌륭하게 소화하면서 현대 발레 움직임에 대한 기술도 매우 빨리 습득한다”는 것이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의 평이다. 브랜드슨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발레는 글로벌 예술이고 세계 곳곳에 중심이 되는 센터가 있으며 서울도 그중에 하나”라며 “발레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모색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선희 교수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K-발레 스타들의 갈라 공연과 세계적인 발레 지도자들의 모임을 정례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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