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급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이란 측 대사를 만나 양국의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지난 11일 뉴욕에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를 만났다고 이란 측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는 머스크와 이라바니 대사가 1시간 넘게 회담했다면서 이를 “긍정적”이고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바니 대사는 이 자리에서 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거론하며 머스크가 재무부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고 그의 사업 일부를 이란으로 가져올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머스크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만남 장소는 이라바니 대사가 정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이번 회담은 최근 트럼프 당선인과의 밀착을 과시하며 ‘실세’ 입지를 굳히고 있는 머스크가 차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이란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1기 행정부 때 트럼프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주도로 이란 측과 타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 수위를 크게 높였다. 2020년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명령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암살되면서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했다.
다만 분석가들은 이란과 트럼프 당선인 모두 외교의 문을 열어두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트럼프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그는 이란과의 거래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NYT는 머스크와 이라바니 대사의 이번 만남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이란과 미국 사이의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NYT는 우크라이나 측 전언을 통해 머스크와 젤렌스키가 단 둘이 최소 두 번 통화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2022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소통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나왔다. 다만 러시아는 “가짜정보”라며 해당 보도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