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노력 끝에 ‘다시 찾은 하늘’…조선 후기 동서양 천문도를 만나다

2025-09-17

우리나라 전통 천문도와 서양 천문도를 함께 그린 귀중한 문화유산이 30여 년의 노력 끝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17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문화유산의 복원을 다룬 ‘다시 만난 하늘: 보물 신·구법천문도(新舊法天文圖) 복원기’ 특별전을 개막했다.

신·구법천문도는 조선시대 전통적인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구법 천문도)’와 18세기 영조 때 도입된 서양의 ‘황도남북총성도(신법 천문도)’를 하나의 병풍에 그린 것이다. 당시 동서양 천문 지식을 융합한 것으로 조선에서만 제작된 독특한 천문도이기도 하다. 또 18세기 조선의 우주관을 보여주는 귀중한 천문과학 문화유산이다. 현재 일본·영국 등 국내외에 9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박물관은 1994년 이 천문도를 입수했고 2001년에 보물로 지정됐다. 입수 당시 천문도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고 한다. 원래 병풍 형태로 만들어진 것인데 세월을 겪으면서 낱장으로 흩어지게 됐다. 입수 당시부터 복원과 보존 처리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후10여 년의 관찰 기간, 6년의 집중적인 작업 끝에 2023년 보존 처리를 통해 복원했고 복제본 제작까지 완료했다.

‘신·구법 천문도’는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1~3폭에 ‘천상열차분야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북극성을 가운데에 두고 북반구의 별자리들을 하나의 원 안에 그렸다. 4~7폭에는 태양이 이동하는 경로인 황도를 기준으로 황도의 북극과 남극의 별자리들을 그린 ‘황도남북양총성도’가 배치됐다. 전시는 11월 3일까지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시와 더불어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보물 신·구법천문도(유물보존총서)’를 발간했다. 박물관이 소장한 천문도의 병풍 복원 과정을 중심으로 국내외 유사 천문도 조사, 과학적 분석, 천문학적 고증을 종합한 연구 성과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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