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에 한 번꼴로 젊은 세대와 커피향을 나눌 기회가 있다. 물론 군대이야기, 정치이야기는 생략이다. 이날도 한창 ‘영포티’에 대해 열띤 의견을 나누다가 지드래곤의 패션으로 화제가 옮겨가더니 지난주 끝난 APEC에 이르렀다. 이어 말이 없던 누군가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최민희'라는 이름을 꺼냈다. 불꺼진 정치 헤프닝인 줄 알았는데 그들 마음속에는 아직 활화산이었다.
정확한 문제 제기는 ‘최민희 위원장 딸의 결혼식’이었다. 여기에는 민주당이니,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이니, 친명이니 하는 정치적 형용사는 필요가 없다. 그가 던진 문제의식은 20~30대의 바이블이자 사고강령인 ‘공정한가’였다.
국회의원이자 방송통신위원장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소유한 최 의원이 국정감사 수감기관이 쫄아있는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에서 딸의 결혼식을 하는 게 과연 공정한가를 묻고 있었다. 결혼 여부, 정치적 선택, 나이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불공정하다”며 분노했다. 반대 정당이 고소해하며 맹공의 밑반찬으로 삼을 때 이들의 분노는 잘못된 특권의식과 불공정에 닻을 내리고 있다.
분놀르 촉발시킨 알려진 소소한 화제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축의금을 극대화하려고 청첩장에 카드링크를 게재하고 공공재인 엄마의 아이디로 결혼식장 대여를 신청하고 어찌 됐든 국회 방통위산하 수감기관들이 앞다퉈 고액의 축의금과 화환으로 결혼식장을 뒤덮은 사진은 젊은 세대에게 절망감마저 안겼다.
타오른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최민희 의원의 변명이다. 양자역학이 동원된 변명은 너무 유명한 가십거리여서 말을 줄이지만 불공정한 특권이 동원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이해할 수 없는 해명과 정파적 힘의 논리로 아픈 현실을 짓밟고 넘어가려는 무도함이 그대로 노정 됐다.
언론의 시각으로 보면 국감기간 중 국회에서의 딸 결혼식은 공직윤리 위방의 소지가 크고 국정감사를 이끌 상임위원장으로서 의식부재로 읽힌다.
여기에 피감기관이 일년 중 가장 긴장하고 국회에 고개를 조아리는 국감 기간의 결혼식은 충분한 미필적고의로 인식된다,
정치적으로는 “우리는 다르다”며 집권한 이재명정부의 도덕적 흠결은 물론 국민과 괴리된 그들만의 특권의식으로 기록될 것이다.
또 돌려줬다고 하나 고액의 축의금 수수는 사후 미수범죄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단군이래 최대 외교적 성과를 올렸다는 경주 APEC이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국민 화합을 깨는 정치에 대한 쇄신이 필요하다.
“굳게 얼어붙어 고정된 모든 관계는 구태의연한 편견 및 주장과 함께 휩쓸려 나가고, 새로 형성된 모든 관계는 정착되기도 전에 고루해진다”
미디어펜= 김진호 부사장 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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