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노후원전 9기… 심사 속도내나 [고리 2호기 재가동 결정]

2025-11-13

전체 원전 발전 용량의 3분의 1 차지

12월까지 한빛 등 총 3기 수명 만료

“고리 2호기 결과로 심사 쟁점 해소”

한울·월성, 수명 만료 전 연장 가능성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13일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계속운전(수명연장)을 허가하면서 계속운전 심사를 대기 중인 원전 9기 심사에도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원안위에 따르면 국내 가동원전 26기 중 고리 2호기를 비롯한 10기가 계속운전을 신청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원전 10기 발전 용량은 8.45기가와트(GW)로 전체 원전 발전 용량(26.05GW)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날 허가된 고리 2호기를 제외하고 고리 3호기와 4호기도 각각 지난해 9월, 올해 8월 설계수명이 만료됐다. 올해 12월 한빛 1호기도 설계수명 만료로 멈출 예정이다.

한수원은 문재인정부 당시 미루던 계속운전 신청을 윤석열정부 들어 꾸준히 진행해 왔고, 이재명정부에서 이들 10개 원전에 대한 계속운전 심사를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속운전 허가를 기점으로 심사 대기 중인 원전에 대한 계속운전 허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신규 원전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기존 원전은 ‘합리적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 계속 쓰겠다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원안위는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서 고리 3, 4호기의 경우 내년 상반기 심사 완료, 한빛 1, 2호기는 내년 하반기 심사 완료를 목표로 제시했다. 한울 1, 2호기는 2027년 상반기 심사 완료, 월성 2, 3, 4호기는 2027년 하반기 심사하겠다는 목표다. 이런 계획대로 심사가 진행되면 한울 1, 2호기와 월성 3, 4호기는 설계수명 만료 전 계속운전 허가가 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전업계는 이번 계속운전 심사 과정에서 해소된 쟁점들을 바탕으로 향후 심사는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안위 산하 외부전문가 위원회인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도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심사에 대해 “고리 3·4호기 등 후속 신청호기 심사 기준선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검토했다”며 심사 대기 원전들의 계속운전 여부 판단에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심사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로 제기됐던 사고관리계획서와 계속운전 심의 순서 문제도 현재는 일정이 겹치고 있지만 점차 사고관리계획서가 먼저 심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연스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9기 수명연장 역시 안전성과 민주성을 잃은 상태로 승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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