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주요 병원들이 잇따라 환자들에게 초기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 처방을 개시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상급종합병원 중 가천대 길병원을 비롯해 ▲고려대 구로병원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등이 ‘레켐비’를 처방하고 나선데 이어 향후에도 레켐비를 도입하는 병원들이 점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행성 뇌신경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32년 약 16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켐비’를 개발한 에자이는 자가주사기를 이용한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주사제’를 통해 시장 우위를 지속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주간 유지 투여를 위한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주사제(subcutaneous autoinjector)’에 대한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을 승인했다.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주사제’는 2주 간격으로 정맥 주사 투여를 통해 초기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주 1회 자가투여에도 지속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 제거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유지요법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번 승인으로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주사제’는 자가주사기(AI)를 사용해 집에서 피하로 투여할 수 있는 유일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입 과정은 평균 15초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레켐비 주사제의 투여 편의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초기 알츠하이머병 신약인 에자이 ‘레켐비’의 빠른 확산세와 밝은 시장 전망 등으로 인해 일라이릴리(이하 릴리)를 비롯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하 GSK), 애브비, 한국BMS제약, 아리바이오, 큐라클 등도 초기 알츠하이머병 신약과 후속작의 임상 및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등에 따르면 릴리가 신청한 증상이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시험대상자에서 렘터네터그(LY3372993)와 위약을 비교하는 임상 3상시험(TRAILRUNNER-ALZ 3)이 지난 10일 승인됐다.
해당 임상시험은 알츠하이머병 신약 ‘키선라(Kisunla, 성분 도나네맙)에 이어 준비 중인 피하주사(SC) 제형 알츠하이머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이다. 릴리는 오는 2030년 10월까지 최대 1천200명을 대상으로 렘터네터그 투여 참가자와 위약 투여받는 참가자 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기억력 ▲사고력 ▲기능적 문제의 발생·악화되기까지의 시간 차이를 평가할 계획이다.
릴리는 알츠하이머병 신약 ‘키선라(Kisunla, 성분 도나네맙)’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임상시험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국을 대상으로 증상이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에서 도나네맙(Donanemab)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TRAILBLAZER-ALZ 5)이다. 지난 2023년 10월 18일에 승인을 받아 2027년 6월까지 1천500명(국내 대상자 114명)을 대상으로 임상 중이며, 지속적으로 국내 임상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릴리 관계자는 “현재 릴리는 ‘도나네맙’과 ‘렘터네터그’ 외에도 릴리는 경구용 OGA 억제제를 활용한 PROSPECT-ALZ 2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다양한 기타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표적과 염증, 유전자 요법 등의 양상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K도 지난해 3월 11일 승인을 받아 282명을 대상으로 2029년 5월까지 초기 알츠하이머병 시험대상자에서 GSK4527226(AL101) 정맥 내 주입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위약과 비교 평가하는 제2상을 진행 중으로, 우리나라에는 18명이 배정돼 현재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아울러 한국BMS제약, 아리바이오, 큐라클 등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BMS제약은 지난해 10월 9일에 승인받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시험대상자에서 항-MTBR 타우 단클론항체 BMS-986446의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 9월까지 475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한다.
아리바이오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52주 동안 경구용 알약 ‘AR10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2023년 8월 28일 승인받아 2023년 10월부터 올해 12월까지 1천15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국내 임상시험 대상자로는 150명이 배정됐으며,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미국 켄터키 임상시험연구소(KCTL)과 전략적 협약 체결을 체결, 현재 진행 중인 3상 시험을 연구 샘플로 후지레바이오의 루미펄스(Lumipules) 시스템을 통한 뇌척수액(CSF)과 혈장 플라즈마(Plasma) 테스트를 확장해 알츠하이머병 진단 연구도 공동 수행하고 있다.
큐라클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퇴행성 뇌신경질환(알츠하이머 등)을 차기 주요 개발분야로 선정해 주력하겠다는 방향성을 발표했다.
신년사에 따르면, 큐라클은 지난해 한 해 동안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 중 활성이 우수한 후보물질들을 차세대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로 선정해 지난해 7월 물질 특허 출원한 것에 이어 이달 내로 추가적인 특허 출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해당 후보물질의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임을 밝혔다.
현재 임상 중인 물질들은 ‘도네페질’ 대비 인지 기능이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결과가 확인된 물질로, 신약으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혈액뇌관문 기능 이상(BBB Dysfunction)’과 ‘신경 염증’을 개선하는 새로운 기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대체·보완 옵션으로 전망되고 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