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EDM·로봇까지…진화한 국내유일 '고래축제'

2025-09-13

울산 장생포가 다시 한번 '고래의 고장'으로 들썩인다. 울산 남구는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일원에서 '제29회 울산고래축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축제 주제는 '고래의 선물, 희망의 미래를 열다'이다. 단순한 공연·체험을 넘어 증강현실(AR), 로봇, 미디어 등 디지털 기술과 가족 특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기는 미래형 축제로 꾸려진다.

개막 공연은 '희망·용기·사랑·행복'을 전하는 융·복합 무대다. 증강현실, 고공 퍼포먼스, 로봇 연출 등이 총동원된다. 축제장 곳곳에서 인공지능(AI) 화가 로봇, 디지털 고래바다 탐험 체험 등이 운영돼 남녀노소 누구나 과학과 디지털이 어우러진 체험형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가족 중심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 9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크리에이터 '춤추는 곰돌'이 무대를 이끈다. K-댄스 동작을 쉽게 배우고, 가족 합동 미션과 즉석 시상도 함께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 'K-POP 데몬 헌터스' 열풍을 반영해 만든 것이다.

축제장 중 한 곳인 고래광장에서는 미니 트레인 '꼬마기차'가 운행된다. 완만한 속도로 유아도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다. 고래광장에 설치되는 '고래바다 탐험'은 바닥·벽면 센서가 관람객 움직임을 인식해 바닷속 생태계가 반응하는 몰입형 공간이다. 손짓으로 플랑크톤을 모으고, 발걸음으로 고래의 길을 밝히는 등 놀이와 학습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로봇으로 알려진 '타이탄 로봇'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높이 2.4m의 대형 로봇이 음악과 조명에 맞춰 퍼포먼스를 펼치며, 관객은 포즈 따라 하기·목소리 변조·포토타임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에콰도르 민속공연 '시사이(Sisay)', EDM 파티 등도 펼쳐진다.

축제 하이라이트는 '고래 퍼레이드'다. 장생포 일대 1㎞ 구간에서 1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진이 펼쳐진다. 자동차와 캐릭터 인형, 로봇,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고, LED 조명과 특수효과가 더해져 밤바다의 물결을 재현한다. 올해 축제에도 2016년 폐지된 '고래고기 시식회'는 없다. 대신 친환경 식재료와 다회용기를 활용한 로컬 푸드를 선보인다.

장생포는 한때 연간 1000마리 이상 고래가 잡히던 국내 최대 포경 기지였다. 1985년 상업포경 금지 이후 쇠락했지만, 2008년 '고래문화특구' 지정으로 관광 명소로 부활했다. 최근 지정 기간이 2028년까지 연장됐고, 453억원 규모의 관광 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공중보행교 고래등길, 대형 미디어파사드 등 새로운 콘텐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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