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망 크게 밑돈 ‘3분기 0.1% 성장’, 수출도 내수도 비상

2024-10-24

올 3분기 경제 성장률이 0.1%에 그쳤다. 한국은행의 지난 8월 전망치 0.5%보다 0.4%포인트나 낮다. 한은 전망이 이처럼 빗나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0.1%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마이너스 성장(-0.2%)에서는 벗어났지만 3분기 수출이 0.4%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급락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도 1.5%에 불과하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상저하고’를 주문처럼 되뇌었지만 1분기(3.3%), 2분기(2.3%)보다 오히려 낮다.

성장률 쇼크는 수출이 무너진 것이 1차 원인이다. 한은은 “자동차 파업,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이차전지 수출이 부진한 데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를 30거래일 연속 순매도할 정도로 대한민국 수출 1호 품목인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다.

천문학적 규모의 가계부채로 내수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취약 자영업자’가 40만명이 넘고, 반년 넘게 일자리를 찾고 있는 20·30세대 청년 백수가 9만명을 넘어섰다. 나라 살림도 거덜나기 직전이다. 부자 감세와 경기 예측 실패로 올해 30조원의 세수 결손이 예상되고, 지난해 56조4000억원의 결손액까지 고려하면 2년 새 86조원의 세수 펑크가 발생했다. 수출·내수·재정 모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한은은 오는 11월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8월 2.5%에서 2.4%로 낮춘 전망치를 더 낮추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연간 성장률 목표(2.6%)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국제 정세도 불안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파병, 중동의 전운, 미국의 대통령선거 결과 등은 언제든 한국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 원·달러 환율도 1400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획재정부는 반성과 긴장은커녕 ‘듣보잡 통계’를 내세워 딴소리하고 있다. 총수출이 전년 대비 6.5% 늘었다면서 최근 10년 평균(3.2%)보다 높다고 했다. 총수입이 2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1% 넘게 증가한 건 내수 회복 신호라고 했다. 2개월 앞 예측도 무너지고 있는 경제가 두렵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낙관론을 펴는 최상목 부총리와 기재부가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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