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사하치 강물에 비친 가로등 불빛이 밤바람에 함께 출렁거렸다. 이따금 보트들이 강물을 가르고, 롤스로이스와 재규어에서 내린 손님들이 늘씬한 웨이트리스의 안내를 받으며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여기는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있는 ‘1000 North’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다. 주피터는 프로골퍼들의 수도라고 불리는 곳이며, 1000 North는 PGA 투어 유명 선수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아지트다. 마이클 조던 등이 투자해 만든 이 식당은 전용 요트 선착장도 있다.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스테이크와 파야야, 소고기 꼬치, 시금치 샐러드 하나에 음료 두 개를 시키니 263달러(약 39만원, 팁 제외)가 나왔다.

빨간색 주피터 등대가 보이는 2층 라운지 클럽은 가입비와 연회비를 내야 들어간다. 더스틴 존슨, 어니 엘스 같은 선수들이 이 클럽에 투자해 예약 없이 아무 때나 와서 이용한다. 레스토랑에서 나오다 미국 라이더컵 캡틴인 키건 브래들리를 만났다. 평소 깐깐한 성격인데 사진을 찍자고 하니 흔쾌히 응했다. 브래들리는 “주피터는 날씨도 좋지만 골프코스와 연습시설이 최고다. 선수들이 많이 살아 연습경기를 하기도 좋고 프로골퍼 거주지로 최고”라고 했다.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주피터는 마이애미와 올랜도 사이에 위치한 인구 6만의 작은 도시다. 주피터는 로마식으로 읽은 그리스 신화의 최고 신 제우스다. 이곳에 살던 인디언들은 이 지역을 호바이라고 불렀는데 스페인 사람들이 이를 Jobe라고 표기했고, 영국인들이 제우스의 로마 이름(Jove)에 착안해 Jupiter로 부르기 시작했다. 바로 아래 동네는 주노(Juno)인데 라틴어로 제우스의 아내 헤라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