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자는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키워간다.
-제임스 오펜하임
인간이 추구하는 보편타당한 진리 중 하나가 행복이다. “어리석은 자는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자는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키워간다” 는 제임스 오펜하임의 말을 되새기는 새해 아침이다. 벨기에 극작가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리스 메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가 지은 작품 가운데 동화극「파랑새」(1908)가 있다. 가난한 나무꾼의 어린 남매가 행복이란 이름의 파랑새를 찾아 떠나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다. 일생동안 신비롭고 환상적인 작품 세계를 그려 내며 독창적인 희곡들을 남긴 마테를링크만의 철학이 담긴 대표작《파랑새》이다.
산골 마을 가난한 나무꾼에게는 ‘틸틸’과 ‘미틸’이라는 오누이가 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전날 아무 선물도 받지 못해 시무룩해 있는데 요정이 찾아온다. “우리 딸이 아파 누워있는데 파랑새를 갖고 싶어하는구나. 혹시 여기 파랑새가 있지 않니?” 요정은 병든 아이의 행복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줄 것을 틸틸과 미틸에게 간곡하게 부탁하며 다이아몬드가 달린 마법 모자를 건네준다.
요정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었던 오누이는 파랑새를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요정은 오누이가 모험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하고, 감은 눈을 번쩍 뜨게 하기위해 다이아몬드 모자를 틸틸에게 준다. 다이아몬드를 돌리자 여러 요정이 나오고 빛의 요정이 모험을 인도하게 된다. 틸틸의 개와 고양이도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모험을 떠나는 무리들 중에는 인간 편과 인간을 적대하는 편이 있다. 개는 충성심이 강하고 고양이는 인간에게 적대적이고 교활하다. 틸틸과 미틸이 파랑새를 찾을 수 없도록 방해한다. 안타깝게도 틸틸은 아첨하는 고양이에게 넘어가 어리석은 판단을 하기도 한다.
틸틸의 무리들은 기억의 나라, 밤의 궁전, 숲속, 공동묘지, 행복의 정원 미래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행복과 불행의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 밤의 궁전에는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온갖 존재들이 있다. 비밀들의 방을 지키는 침묵이라는 거인을 만나서 두려움에 떤다. 침묵은 어리석음을 감출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지혜를 가장 빛나게 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일상에서 남의 비밀을 침묵하지 않아서 불행을 초래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말을 잘할 자신이 없으면 오히려 침묵이 너를 지켜줄 것이라는 묵언을 듣는다.
숲속에는 인간들에 대한 나무의 혐오를 만난다.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초라한 존재이던가. 동화 파랑새의 주제가 행복인 만큼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행복의 정원’이다. 행복에는 긍정적인 행복과 부정적인 행복이 존재한다. 마지막, 미래의 나라에서는 ‘자신의 미래가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 나라이다. 이처럼 동화극 파랑새는 6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개에 따라 이야기의 마법이 깨어나고 주인공, 틸틸과 미틸은 험난한 여정에서도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지친 틸틸과 미틸은 요정, 영혼들과 작별을 하고 여행을 떠나기 전처럼 낡은 침대에서 잠이 든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누이는 새장 안의 비둘기를 보고 깜짝 놀란다. 어젯밤보다 더 새파란 깃을 지닌 파랑새였다. 오누이가 밤새도록 찾아다녔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았다.늘 함께 살면서 구구구 대화를 나누던 그 새였던 것이다. 파랑새를 만나게 된 이웃집 여자아이는 병을 털고 일어났고, 틸틸과 미틸이 파랑새를 새장에서 꺼내려 하자 새는 멀리멀리 날아가 버린다. 파랑새로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날아갔을 것이다. 날아가는 새를 바라며, 오누이의 가슴 속에는 벅찬 감정이 솟구친다.
세계 글로벌 3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글로벌행복지수에서 한국인의 행복도는 12년간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만족도가 가장 낮은 항목은 ‘경제 상황’ 및 ‘사회 정치적 상황’으로 40% 수준이다. 미래의 개인적인 경제 상황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다. 또한 더욱 정치적인 양극화를 보이고, 대립이 심화되면서 국민의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다.
삶의 만족도에 따라 행복감을 주는 요소들은 달라진다.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다. 행복지수와 만족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너그럽게 세상을 관용하고 다양성의 존중법 발견을 가르쳐준 동화 파랑새를 눈감고 다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