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앞두고 BNL 이탈리아 단식 우승컵
마스터스 1000 통산 7번째 제패... 세계 2위 도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차세대 황제'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세계 3위)가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를 완파하며 클레이코트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알카라스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 시리즈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결승에서 1시간 44분 만에 신네르를 세트 스코어 2-0(7-6<7-5>, 6-1)으로 일축하고 정상에 올랐다. 알카라스는 이 승리로 상금 98만5030유로(약 15억4000만원)와 랭킹 포인트 1000점을 획득, 오는 19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선다.

알카라스는 지난 4월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마스터스 1000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마스터스 1000 시리즈 중 클레이코트 대회인 몬테카를로, 마드리드, 로마를 모두 제패한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이 위업을 이룬 이는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안드레 애거시, 토마스 무스터뿐이다.
첫 세트는 팽팽했다. 알카라스는 게임 스코어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두 차례 세트 포인트를 막아내며 극적으로 타이브레이크에 돌입, 날카로운 백핸드와 침착한 발리로 흐름을 가져왔다. 신네르는 중요한 순간마다 백핸드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이날 신네르는 총 30개의 실책 중 절반인 15개를 백핸드에서 쏟아내며 고전했다. 2세트는 일방적이었다. 알카라스는 신네르의 서브 게임을 연달아 브레이크하며 5-0까지 내달려 6-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알카라스는 신네르와의 맞대결 전적에서 7승 4패로 앞소며 최근 4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알카라스는 "로마에서의 첫 우승, 정말 특별하다. 전술적으로 완벽한 경기였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 플레이를 유지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신네르는 지난해 10월 중국오픈 결승 이후 약 7개월 만에 알카라스에게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도핑 징계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이후 복귀전이었기에 홈 팬들 앞에서 우승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26연승 기록도 마감됐다. 이 대회 단식에서 이탈리아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76년 아드리아노 파나타가 마지막이다. 신네르는 "복귀 후 내 경기력을 점검할 기회였다. 알카라스와의 경기는 언제나 치열하지만 오늘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5월 25일 개막하는 프랑스오픈에서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각각 1번 시드와 2번 시드로 출전할 예정이다. 이미 클레이코트에서 전성기를 향해가는 알카라스가 '롤랑가로스 2연패'라는 또 하나의 기록에 도전한다.
알카라스는 이번 대회에서 두산 라요비치, 라슬로 제레, 카렌 하차노프, 잭 드레이퍼, 로렌조 무세티 등 강호들을 차례로 꺾으며 파죽지세로 결승에 올라 ATP 마스터스 1000 통산 7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마이클 창·알렉산더 즈베레프와 함께 이 부문 공동 8위에 올랐다. 아직 22세에 불과한 알카라스는 이미 그랜드슬램, ATP 파이널스, 마스터스 1000,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11개의 '빅 타이틀'을 수집했다.

여자부 복식 결승에서는 자스민 파올리니-사라 에라니(이상 이탈리아) 조가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러시아)-엘리서 메르턴스(벨기에) 조를 2-0(6-4 7-5)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단식에서 우승한 파올리니는 1990년 모니카 셀레스 이후 35년 만에 단·복식 동시 우승을 이룬 선수가 됐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