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단독 확대 위험, 신규 원전 지어야”…원자력 학회 호소문

2025-09-12

이재명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신규 원전 건설 철회 의사를 밝히자 한국원자력학회가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에너지믹스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어느정도의 원전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원자력학회는 12일 배포한 호소문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국가 산업 생태계를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빠트리는 위험한 생각이다. 수십 년간 쌓아올린 국가경쟁력의 탑을 흔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를 위해 기존에 계획된 신규 원전 건설을 포함한 국가 에너지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을 짓는데 최소 15년이 걸린다”며 “1~2년이면 되는 태양광·풍력을 대대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에 대해서도 “안전성이 확보되고 부지가 있으면 좋지만 내가 보기에는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사실상 신규 원전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원자력학회는 “대통령의 발언은 역설적으로 왜 우리가 당장 원전 건설을 시작해야하는지를 말해준다”며 “10년 후 전력 수요를 예측해 그에 맞춰 에너지원을 건설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그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자력학회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만으로는 미래 전력 수요를 감당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원자력학회는 “안타깝게도 태양광·풍력 핵심 설비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기술자립 없는 무분별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국부 유출로 이어질 뿐 국내 산업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수요가 폭발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원자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이들 산업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고품질의 전기가 24시간 공급될 때만 비로소 꽃피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시대 패권을 잡기 위해 세계 각국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를 모색하며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에 사활을 거는 지금 우리의 선택은 국가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며 “당장 목이 마르다고 염분이 가득한 바닷물을 마실 수 없듯 불안정한 에너지원에 국가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산업 기반을 송두리째 흔드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학회는 “에너지 정책은 과학적 사실과 데이터에 기반해 건설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최고 원자력 전문가 집단인 우리 학회와 대통령실 사이의 공식적인 대화의 장을 열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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