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윈 디아즈(29)가 살아나야 삼성이 산다.
삼성은 NC와 치른 와일드카드결정전(WC) 내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1승 1패로 힘겹게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올라왔다. 2경기 팀 타율이 0.115에 그친다. 1차전을 NC에 내어주고 치른 2차전에서는 팀 안타가 1개뿐이었다. NC(5개)보다 한참 적은 안타를 치고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가까스로 3-1 승리를 챙겼다.
올해 정규시즌 50홈런, 158타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한 디아즈도 WC에서는 잠잠했다.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번 시즌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디아즈가 준PO에서 살아나야 ‘삼성의 야구’를 할 수 있다.
디아즈는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준PO 1차전 전 인터뷰에서 “제가 WC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라면서도 “포스트시즌은 축제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경기하면서 매 순간을 즐기려 한다”라고 말했다.
디아즈는 WC에서의 타격 부진에 대해 “타격은 항상 상승과 하강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WC에서 못 쳤다고 해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지금 잠깐 하강 사이클에 걸린 것 같은데 하강이 있으면 상승이 있기에 신경 쓰지 않고 하던 대로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디아즈는 지난해 삼성 가을야구의 영웅이었다. LG와의 준PO에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 3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KIA와 치른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350(20타수 7안타), 2홈런을 기록했다. 이번 가을에도 디아즈에게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디아즈는 “저는 작년에 KBO에 와서 처음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고 올해로 2년 차다. 두 번째 포스트시즌이기 때문에 작년보다 더 자신 있다”라면서도 “시즌 때 안 하던 걸 포스트시즌에 더 하려고 오버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 해온 것만 딱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디아즈는 이번 준PO에서는 타점을 올리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모두 제가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 테고 홈런이 야구의 꽃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저한테는 타점이 더 중요하다”라며 “타자로서 타점이 홈런보다 더 가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준PO에서는 타점에 더 신경 쓰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준PO가 몇 차전까지 갈 거라고 예상하냐는 질문에는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확답을 피했다. 디아즈는 “몇 차전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시리즈를 이겨서 다음 시리즈로 올라가는 게 목표”라며 “한 경기 한 경기에서 이기는 데에만 집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