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850원?… 엔비디아 RTX 5090 황당한 가격 책정 논란

2025-01-22

$1999를 369만 9000원으로 표기했다가 삭제

"성능도 가격도 전력소비도 어마무시"

환율 요동에 게이머· PC업계 촉각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게이머와 PC 업계가 환율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환율 탓에 제품가와 재고매입비용까지 이중 삼중고에 시달렸던 업계는 트럼프 취임이후 일시적으로 잠잠한 환율에도 쉽사리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 가운데 엔비디아는 그래픽 카드 RTX 5090의 한화 표시가격에 터무니없이 높은 환율을 적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미화 1999달러에 환율을 무려 1850원을 적용해 369만9000원으로 표기했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슬그머니 철회했다.

22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CPU, RAM, 그래픽카드 등 주요 PC 제품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환율이 지난해 11월 1388원에서 2달만에 1460원까지 오른 사이, CPU 6종의 가격은 평균 23만 6000여원에서 26만여 원으로 10% 상승했으며, 그래픽카드 3종의 가격은 평균 48만여 원에서 56만 4000여 원으로 17% 상승했다. 메모리 3종도 4만여 원에서 4만 5000여 원으로 13%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국내 계엄 사태, 정치적 불안 상황으로 인해 두달 째 1400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었다. 하드웨어 수입·제조사들의 경우 환율에 의한 위기설도 나오던 상황이었다.

소비심리도 두달 간 크게 위축됐다. 국내 한 PC 커뮤니티에서는 ‘환율’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포함된 게시글이 지난해 10월 4개에서 11월에는 20개, 12월에는 50여개로 증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비상계엄에 따른 환율 상승 시기와 맞물린다. 대부분의 게시글은 높은 환율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해 제품 구매가 주저된다는 내용이었다.

고환율을 틈타 신제품 가격을 지나치게 인상하는 행보 원성이 일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7일 차세대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발표하며 RTX 5090의 한화 가격을 369만 9000원으로 표기했는데, 이는 달러화 가격($1999)에 약 1850원의 환율을 적용하면 나오는 가격으로 논란이 됐다. 지나친 환율 책정으로 원성이 일자 엔비디아는 원화 가격 표기를 삭제했으나, 높은 가격에 대한 게이머들의 불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반면 ‘슈퍼 갑’으로 불리는 엔비디아와 달리 중소 제조·유통사들은 환율로 인한 전반적인 비용 상승, 수익 악화에 이어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신음하고 있다. PC 관련 제품은 대부분 해외에서 생산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새로운 재고를 국내로 들여오는 비용이 증가한 데다가 소비심리가 크게 꺾인 것에 영향을 받았다.

한 PC 주변기기 제조사 관계자는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나 소비자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며, “동종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 간 눈치를 보며 가격을 조금씩 조정하고 있던 형국”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자 PC 관련 업계도 트럼프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0분 기준 전날보다 하락한 1433.5원에 거래됐다. 이같은 흐름이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면 PC 관련 제품 가격 안정화, 업계의 부담 완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어 트럼프의 추후 행보에 시선이 모이는 상황이다.

특히 달러화가 며칠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에는 트럼프가 예고했던 고관세 정책 지연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월가 주요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는 트럼프의 취임사에 대해 “광범위하고 즉각적인 관세 부과가 발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당선 이후~취임 전 기간에 무역 규제 발언을 쏟아내면서 경제 불확실성을 자극했고, 트럼프 당선 시기인 지난해 11월 이후 환율이 크게 치솟았다. 한편 올해 20일 취임 이후에는 예고됐던 무역 규제의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의 고환율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취임과 함께 ‘아메리카퍼스트무역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이라는 이름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 이 행정명령에는 재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주요국의 인위적인 통화가치 절하가 없는지 점검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경우에도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하는 한 바 있어, 트럼프가 원·달러 환율에 적극적인 개입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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