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사고’ 블랙박스 오디오…‘어’ ‘어’ 음성만 있었다

2024-07-03

차량결함, 시속 100㎞ 가량 속도로 달린 이유

짐작할 수 있는 대화 등은 담겨 있지 않은 듯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수사중인 경찰이 확보한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 오디오에는 급발진 등 차량결함이나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린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화 등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돌 당시 동승자의 비명과 추돌 전 당황한 듯 말한 ‘어’ ‘어’ 등과 같은 음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서울신문이 3일 전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차모(68)씨의 차량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지만, 급발진을 뒷받침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블랙박스 영상은 한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직후부터 사고가 난 뒤 차가 멈춰설 때까지 화면과 음성이 담겼다.

보통 급발진 의심 사고 블랙박스에는 ‘차가 왜 이러느냐’, ‘멈춰야 한다. 어떻게 하냐’, ‘브레이크가 먹통이다’ 등 운전자나 동승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한 전문가도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오디오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하다”며 “‘이 차 미쳤어’ 이런 생생한 오디오가 없으면 꽝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이러한 음성이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차씨와 동승자인 차씨의 아내는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원인과 당시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블랙박스 오디오에 별다른 단서가 남아 있지 않다는 얘기다.

경찰도 블랙박스 오디오만으로는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을 유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다른 폐쇄회로(CC)TV, 차씨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EDR 분석은 통상 1~2개월 정도 걸린다”며 “EDR 데이터와 당시 상황을 종합해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 가해차 운전자가 아내와 다툼을 벌이다 사고를 냈다는 루머가 확산해 경찰이 이를 부인했다.

전날 오후 남대문경찰서는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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