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

2025-06-29

이재명 정부 개각 명단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적지 않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도 주목할 만하다.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의 사상 첫 여성 CEO까지 올랐던 한 후보자는 '네이버 퀸'으로 불릴 만큼 국내 최대 포털 기업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한 후보자가 중소기업 정책의 수장으로 지목되자 업계 안팎에서는 '예상 밖의 카드'라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 네이버에서도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의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발탁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한 전 대표의 입각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 혁신을 중기부 정책의 핵심 축으로 삼으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동시에 '파격'이라는 평가도 공존한다.

지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말 그대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고금리·고물가·내수 부진 삼중고에 폐업 위기까지 겹친 현실에서, 현장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스타트업 생태계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투자 한파에 글로벌 긴축 기조까지 더해지며 “자금줄이 말랐다”는 말이 현실이 된 상황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보다 당장의 운영자금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 지명된 한 후보자는 단순한 '깜짝 발탁'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실전형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과 시장, 조직을 두루 경험한 데다 변화와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이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후보자는 30년 넘게 IT산업 현장을 누벼온 인물이다. 기자로 출발해 엠파스 창립 멤버를 거쳐 네이버 대표까지 오른 그의 경력은 기술 변화의 한가운데서 문제를 풀고 방향을 제시하는 발자취였다. 특히 한 후보자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네이버 대표로 재임한 시기는 모바일 중심 플랫폼으로의 전환기였다. 이 와중에 검색·커머스·콘텐츠·핀테크·AI 등 핵심 사업의 모바일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디지털 생존 전략이 절실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이보다 더 시의적절한 경험을 가진 인물은 드물다.

한 후보자는 스타트업과 벤처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그의 재임 기간동안 네이버는 사내독립기업(CIC) 분사, 전략투자, 창업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벤처업계의 큰 손'으로 불릴 만큼 활발히 투자하고 협력했다. 네이버웹툰, 네이버페이, 제페토 등은 이런 실험에서 태어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창업자의 고충, 자금난, 글로벌 진출의 난관 등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고 지원해왔다.

정책 당국과의 소통력도 주목할 만하다. 네이버 대표 시절 그는 국회와 정부 당국을 직접 찾아가 플랫폼 규제, 뉴스 배열, 댓글 정책 등 논란이 많았던 사안들을 조율했다. 또 실시간 검색어 폐지,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 같은 개혁도 직접 추진했다. 단순한 민간 CEO가 아닌, 정책 환경을 이해하고 공적 책임을 인식하는 리더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번 인사는 중기부가 직면한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한 재정 지원이나 규제 완화만으로는 돌파가 어려운 지금, 기술과 시장을 동시에 이해하며 실행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후보자는 디지털 전환, AI 기반 맞춤형 지원,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플랫폼화 등 현 정부의 중기 정책 기조를 현실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전통 제조업에 대한 이해 부족, 정부조직 운영 경험이 미흡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 흐름을 읽어 조직 변화를 이끌어온 그의 이력은 변화 속도가 빠른 현재의 정책 환경에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지금 중소기업계는 생존을 넘어 재도약의 길을 애타게 찾고 있다. 업계는 선언이 아닌 실질적 돌파구를 원한다. 한 후보자가 그 해답을 찾고,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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