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아이트릭스가 주력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바이탈케어'에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고도화를 추진, 도약 발판을 마련한다. 솔루션 적용 대상을 응급실까지 확대하고, 예측 결과값 뿐 아니라 근거까지 제시하는 기능을 업데이트해 '바이탈케어 2.0'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에이아이트릭스는 환자 상태 악화예측 솔루션 '바이탈케어' 기능 고도화와 함께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겨냥한 신규 서비스까지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바이탈케어는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 환자 상태 악화를 조기 예측하는 AI 솔루션이다. 일반 병동에선 6시간 이내 사망이나 심정지, 중환자실 전실 등 급성 중증 상황 발생 위험을 알려주며, 중환자실에선 6시간 이내 사망 위험을 예측한다. 현재 국내 병원 130곳 이상에 도입,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바이탈케어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적용 범위 확대와 기능 고도화 2개 축을 근간으로 한 '바이탈케어 2.0'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연내 응급실용 바이탈케어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능까지 탑재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XAI 기능 탑재는 환자 상태 악화 예측값만 제시하는 게 아니라 그 근거까지 함께 도출함으로써 솔루션 신뢰성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은호 에이아이트릭스 최고연구책임자(CRO)는 “바이탈케어를 사용하는 의료진들은 환자 상태 악화 예측 결과에 대해 어떤 과정과 분석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그리고 예측값이 변했을 때 어떤 근거가 활용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이 많았다”면서 “이 같은 요청사항을 반영해 XAI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전과 최근 데이터 차이값만 설명하다 보니 실시간으로 근거를 제공할 정도로 가볍게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환자 상태를 예측한 뒤 의료진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알려주는 AI 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다. 최종 판단은 의료진이 하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신속한 조치를 도울 대응 매뉴얼을 제시하는 게 목표다. 임상시험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탑재가 유력하다.
처음으로 B2C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바이탈케어가 병원 내 환자 위급 상황을 예측했다면 추후 퇴원 후 환자 예후관리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업체와 논의해 사업모델과 시기 등을 논의 중이다.
양 CRO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이탈케어에 올리면 몇 시간 이내 심정지 위험 알람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현재 이런 데이터를 확보해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며, 퇴원 후 환자의 위급상황을 예측하는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바이탈케어 공급 확대가 가팔라지면서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바이탈케어 2.0으로 기능 고도화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3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CRO는 “바이탈케어는 LLM을 활용해 의료지식에 기반한 AI 모델로 진화할 것”이라며 “의료 상황에 맞는 근거를 제시해 신뢰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의료질의 상향평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