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BM 찾는 게임사들...확률형 대신 구독 모델 도입

2024-09-26

최근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정액제형 구독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정액제형 구독 모델은 이전의 확률형 아이템 BM과 비교했을 때 단가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높은 게임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국내 게임 BM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 이용자들의 현금 결제를 지나치게 유도한다는 비판이 짙어지자 이를 제지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확률형 아이템 공개 의무화가 시행된 뒤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 크래프톤, 위메이드, 컴투스, 웹젠, 그라비티 등 여러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 BM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최근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80만 명에게 219억 원을 보상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잘못 표기해 게임 이용자가 손해를 보면 게임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게임산업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이처럼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자 국내 게임사들은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중에서도 많은 게임사들은 정액제 구독 모델 BM(배틀패스)을 채택하고 있다.

배틀패스는 한 번 구입하면 일정 기간동안 게임 플레이에 따라 게임 아이템을 제공하는 구독형 모델의 일종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많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추가적인 과금이 필요하지 않아 확률형 아이템과 비교했을 때 경제적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규제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고, 정액제 상품 특성상 이용자들의 게임 체류 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게임 시장에서는 배틀배스 형식의 BM이 좀 더 보편화돼있다.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분석업체 ‘게임리파이너리’에 따르면, 미국 애플 앱마켓 매출 상위 20% 게임 중 배틀패스를 적용한 게임은 2018년 5%에서 지난해 66%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2018년 미국 게임 회사 에픽게임즈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에 배틀패스를 도입해 하루 5000만 달러(약 585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블리자드나 수퍼셀 등 주요 게임사들이 본격적으로 배틀패스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국 게임사들 중에서도 배틀패스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자사 게임 중 처음으로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에 배틀패스를 적용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거나 게임 아이템을 뽑기 형식으로 얻을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해왔다.

넥슨,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 역시 배틀패스 BM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넥슨은 과거 일인칭슈팅(FPS) 게임 ‘서든어택’을 통해 이미 배틀패스의 효과를 확인했다. 배틀패스 이용자가 비이용자보다 6배 이상 게임에 자주 접속했고, 그만큼 동시 접속자 수도 늘어났다.

배틀패스를 적용하며 규제당국의 제재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이전 대비 줄어든 수익을 메꿔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배틀패스는 이용자의 추가 과금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전과 같은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전보다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MMORPG 등 많은 과금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았던 게임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고심하는 배경이다. 또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틀패스 BM을 채택한 게임사들이라면 줄어든 수익을 원상복귀 시키기 위한 방책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은 게임성을 높여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매달 정기적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아깝지 않을 게임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대안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향 게임이 대거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유럽 게임 이용자들은 배틀패스에 익숙한 편이고,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표되는 P2W(Pay 2Win) BM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배틀패스BM을 선택하는 것은 향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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