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찬 기자 yang21c@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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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애기봉 등탑 점등식 북한 ‘조준타격’ 위협 재현 우려
대표적인 평화·안보관광지인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에 미국 대형 커피브랜드 입점과 국기게양대 설치 등이 예정돼 논란이다.
북한 오물풍선 살포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10년 전 애기봉 등탑 점등식 ‘조준 타격’의 위협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7일 김포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29일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에 미국 대형 커피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입점해 글로벌 문화관광지 위상을 갖추고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내년 예산에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국기게양대 설치비용으로 1억원을 편성했다.
시는 설치 사유로 국가 자부심 및 애국심 고취와 통일을 희망하는 상징성 있는 구조물 설치 등을 내세웠다.
이 같은 시의 스타벅스 입점과 국기게양대 설치 등과 관련해 우려도 나온다.
시민단체인 시민의힘은 “애기봉은 2010년부터 시민단체들이 애기봉 등탑 점등 반대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10여년을 싸워온 결과 지금의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국심 고취로 포장했지만 애기봉 등탑과 마찬가지로 국기게양대 설치는 심리전 수단이고 남북 긴장과 갈등, 공포 등만 키우고 확산하는 구조물로 애기봉 국기게양대 설치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훈 시민의힘 공동운영위원장은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고통받는데 굳이 스타벅스 입점과 태극기 설치로 북한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며 “태극기게양대를 설치할 예산이 있다면 접경지역 주민들을 위해 방음시설 설치나 심리 지원 등에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A씨(65)는 “지난 2010년 애기봉 등탑 때문에 북한이 조준 타격하겠다고 위협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미국 대표 기업인 스타벅스를 입점시키면 위협만 더 커진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다른 시설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애기봉이 안보관광지이고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국가 상징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국기게양대 설치를 계획했다”며 “시의회 심의와 의결 과정이 남아 있어 시의회 결정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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