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인 그렉 포포비치가 지난 3일 샌안토니오 스퍼스 감독직에서 공식 물러났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4일 “포포비치에게 배울 수 있는 4가지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전했다.
포포비치는 29시즌 동안 5차례 우승, 통산 정규시즌 1466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남겼다. 디애슬레틱은 “그러나 숫자보다 더 길게 남을 유산은 ‘사람을 대하는 방식’, 곧 리더십”이라며 ‘팝’이 남긴 4가지 핵심 리더십을 정리했다.
①작은 것에서 진심을 본다…말단 선수도 존중 : 2007-08시즌 단 5경기만 뛴 저니맨 더마 존슨은 그 중 한 경기에서 2쿼터에 잠시 나와 7~8점을 넣고 다시 벤치에 앉았다. 경기 후 포포비치는 “우리가 오늘 이긴 건 그의 2쿼터 덕분”이라고 선수단 앞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키스 랭포드를 첫 출장 전에 “그냥 너답게 해”라고 다독였고, 호주 출신 앤드류 게이즈에게는 “나는 네가 팀을 즐겁게 해주는 태도, 동료를 존중하는 태도가 좋다”고 말했다. 득점보다 인성을 본 것이다.
②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서 배운다 : D-리그도 아닌 NCAA 디비전3의 포모나 피처에서 감독을 시작한 그는 초반 2승 22패라는 기록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엔 지도 철학을 넓히기 위해 자발적으로 칸자스대학에 유학, 명장 래리 브라운 감독 밑에서 ‘인생 공부’를 했다. 그는 대학원생 코치 빌 바요에게 결혼을 고민하던 시절 “결혼한 커플 다섯 쌍을 인터뷰해봐”라는 조언을 했다. 사랑보다도, 다양한 관점을 듣고 스스로 판단하라는 메시지였다.
③모두에게 같은 기준…팀 던컨도 예외 아니다 : 세 경기만 뛴 팝스 멘사-본수가 수비 실수로 벤치로 밀려난 날, 다음 쿼터 팀 던컨도 같은 실수를 했다. 많은 이들이 그냥 넘어갈 거라 여겼지만, 포포비치는 같은 방식으로 던컨을 교체했다. 벤치에 앉은 던컨은 “맞습니다, 코치”라고 말하며 조용히 옆자리에 앉았다. 위계가 아닌 원칙으로 존중받는 문화. 이것이 스퍼스의 핵심이었다.
④선수는 ‘부하’가 아닌 ‘사람’ : 제임스 화이트는 첫 원정 경기에서 포포비치 옆자리에 앉게 됐다. 전술 이야기를 예상했지만, 코치는 가족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출신, 가치관, 삶에 대한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선수들과 식사 자리를 자주 만들었고, 책을 선물하길 좋아했다. 팝스 멘사-본수는 그가 준 ‘Between the World and Me’를 인생의 지침으로 간직하고 있다. 또 경기가 꼬일 때는 아무 말 없이 타임아웃만 요청하며 “스스로 해결해보라”고 했다. 이는 신뢰의 방식이었다. 샤넬 스콧은 포포비치 밑에서 27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이렇게 말했다.
“그가 내게 준 마음가짐은 내 삶의 나침반이 됐다. 두 개의 석사 학위를 마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 그의 영향 덕분이다.”
디애슬레틱은 “포포비치는 경기를 이기는 법뿐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고 성장시키는 법을 알았다”며 “그가 코트에서 남긴 가장 큰 성과는 트로피가 아니라 ‘팀이라는 공동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