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12·3 불법계엄을 ‘친위 군사 쿠데타’로 규정하고 “내란 세력은 국회의 유리창은 산산조각 냈을지 몰라도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우리 국민의 결의에는 단 하나의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정치학회(IPSA) 세계대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12월 3일, 대한민국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친위 군사 쿠데타’가 벌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학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IPSA 세계대회는 격년으로 개최되며 서울에서 총회가 개최된 것은 1997년에 이어 28년 만이다. ‘양극화 사회에서 독재화에 저항하기’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103개국 3570여명의 정치학자와 전문가 등이 참가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12·3 친위 군사 쿠데타는 전 세계를 두 번 놀라게 했다”며 “첫 번째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에서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가 벌어졌다는 경악할 사실이고, 두 번째는 총칼을 든 군사 반란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적으로 국민들의 힘으로 물리쳤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경악과 공포는 순식간에 찬사와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면서 “6개월 동안 대한민국이 절망 속에서 발견한 희망, 퇴행 속에서 발견한 도약의 가능성, 그 중간 어딘가 즈음에 세계 민주주의의 현실과 과제가 모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2·3 불법계엄이 “현직 대통령의 황당무계한 친위 군사 쿠데타는 대화와 타협을 배제한 채 상대를 말살하고 ‘영구집권’하겠다는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극복 과정에 주목하면서 “그늘진 담벼락 밑에서도 기어코 빛을 찾아 피어나는 꽃처럼, 내란의 극복 과정은 민주주의가 가진 진정한 힘과 희망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한 꺼지지 않는 열망과 용기를 선보이며, 더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기필코 만들어냈다”면서 “국회를 에워싼 시민들은 맨몸으로 장갑차와 총칼에 맞섰고 국회의원들이 국회 담장을 넘어 계엄 해제 의결에 나서도록 독려했고, 일선의 군 장병들은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부당한 명령에 소극적으로 저항하며 존엄과 명예를 지켜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