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와이프의 일상와인
위키드 와이프의 일상와인③ 굴화이트
안녕하세요, 위키드 와이프(Wicked Wife) 이영지입니다. 오늘로 세 번째 인사를 드리네요. 일상와인 구독자 중에서 “위키드 와이프가 누구냐”며 궁금해하는 분이 계시다고 들었어요. 저에 대해 잠깐 소개해 드릴게요.
저는 와인 페어링 전문가입니다. ‘위키드 와이프’라는 간판을 걸고 서울 성수동에서 한국인의 밥상에 맞는 와인을 연결해 드리고 있어요. 매달 한식·분식·배달음식 중에서 음식 하나를 정하고, 그 음식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는 거예요. 그렇게 우리 밥상과 찰떡같이 맞는 와인을 저는 ‘일상와인’이라고 부르고요. 와인에 빠져 산 지는 20년이 다 돼 가요.
경력이 쌓이다 보니 와인과 관련한 활동도 여럿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 와인협회가 선정한 부르고뉴 앰배서더예요. 앰배서더 역할의 하나로 2025년 초 부르고뉴의 화이트 와인 성지 샤블리(Chablis)를 다녀왔어요. 이곳 부르고뉴에서 경험한 ‘프랑스 시골 장터 스탠딩 굴 먹방’에서 오늘 일상와인을 시작하려고 해요. 오늘의 주제 ‘굴화이트’와 딱 맞는 여행이었거든요. 오늘도 재미있겠죠?

프랑스의 시장통 와인
화이트 와인의 성지 샤블리에서는 주말 오전마다 장이 열려요. 3월이어서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장이 열린다는 걸 알고 신나서 달려갔지요. 치즈와 하몽, 건과일과 아이스크림을 파는 매대 사이의 한 부스 앞에 유독 많은 사람이 서 있더라고요. 저도 기웃거렸지요.
그 부스는 바로 굴을 파는 곳이었어요. ‘추리닝’과 패딩을 입고 한 손에는 강아지 줄을 붙잡은 동네 주민이 굴 까주는 사장님과 수다를 떨고 있었어요. 그분의 다른 한 손에는 와인잔이 들려 있었고요. 너무 자연스러워서 처음에는 그게 와인잔인가 했었어요.

한국에서는 이런 장면을 보기 힘들어요. 생각해 보세요. 상온의 날씨에 굴을 간이 매대에 올려놓고 바로 까서 팔고 먹고 또 주문하는 모습을 한국에서 본 적이 있으세요? 저는 없어요. 이 장면을 처음 목격한 저로서는 모든 게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와인을 마시지 않는 손님은 아예 보이지 않았는데, 저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가 자리를 잡고 말았어요. 굴이 아주 차갑고 시원한 건 아니었는데, 온도 때문에 짠맛과 감칠맛이 더 확실하게 느껴졌어요. 콸콸 따라주는 화이트 와인과 함께 결국 큰 사이즈로 세 개나 먹어 치웠지 뭐예요.
시장에서 따라준 화이트 와인이 바로 샤블리 와인입니다. 샤블리는 사랑스럽게 들리는 이름과는 별개로, 와인에 관한 엄청난 역사를 지닌 마을이에요. 한국에서도 꽤 유명하지요. 샤블리 와인 얘기를 더 하기 전에 굴과 샤블리의 조화를 짐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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