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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구매를 위해 워싱턴과 대화 중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이 18일 보도했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CMP는 정통한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대만이 해안 방어 순항미사일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등 총 70억~100억 달러(10조 1000억~14조 4000억 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무기 구매는 대만이 자국 방위에 전념하고 있음을 미국에 보이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대만이 정밀 탄약, 방공 업그레이드, 지휘·통제 시스템, 예비군 장비와 대(對)드론 기술 등을 우선적으로 갖추기 위한 특별 방위 예산을 제안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지만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대만에 신속하게 무기를 인도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대만 국방부 역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군사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모든 무기와 장비가 입찰 대상"이라며 방위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외교적 지원을 유지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회담 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아울러 미국 국무부는 최근 홈페이지 내 대만 자료를 업데이트하면서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적절한 국제기구 가입을 포함한 대만의 의미 있는 참여르 지지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한편 미국은 대만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대만은 우리 반도체 사업을 가져갔고 우리는 그 사업이 돌아오길 원한다"고 말했다.